캄보디아 씨엠립(Siem Reap)이다. 즐거운 여행, 맨날 구경하고 먹다보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카메라를 들고 마을을 찾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프린트를 해줄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을 찍어주었다. 검게 그을린 아이들, 그리고 까만 눈동자가 마음을 끌었다. 나르듯 뛰어다니고, 소리지르고, 웃는다. 초면인 우리에게 기대거나 손을 잡는다. 친근하게 다가온 아이들의 눈빛은 엷은 듯 강렬했다.

한 아이가 자신이 나온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사진은 처음이란다. 거울이 아닌 사진으로 <나를 만나는> 장면이다. 훗날 이 사진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건 지금 중요하지 않다. 아이가 자신을 만나고 있는 현재가 중요하다. 연필과 노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사진을 한동안 매만지고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이 치밀었다.

한 아이가 카메라를 든 이방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우기때면 지금 아이가 서 있는 바로 밑까지 물이 찬단다. 봉사활동을 목적으로한 여행은 아니지만 짬을 내어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사진을 찍을 장소를 물색하다가 짓고 있던 교회를 발견했다. 행운이었다. 문틈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이용하여 아이들을 찍었다. 고학년 언니들이 아이들을 줄을 세우고 포즈까지 가르쳐 주고 있었다. 렌즈 속으로 들어온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어색한, 미소 짓는, 재미난, 장난스러운 등 다양한 단어들이 아이들의 표정 속에 담겨 있었다.

호기심 천국이다.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사진을 인화하여 끈으로 매달아 전시했다. 아이들은 전시보다 인화되는 과정을 더 궁금해 했다. 음영만 보이는 사진으로 누구일지 맞추고 있었다. 그 주인공의 이름을 불러 주었다. 사진을 받아 든 아이에게서 환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인화된 사진을 받아든 아이들은 상이라도 받은 듯 당당해 보였다. 아이들아, 더 멋진 삶을 살거라. 이 사진은 어렸을 적 누군가가 찍어준 것이라고만 기억하렴.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단다.

갑자기 비가 내리치자 한 아이가 반사판으로 비를 막고 있었다. 아이들과 우리는 척척 호흡이 맞았다. 우리는 누구랄 것도 없이 아이들의 선생님을 자청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함께 노래와 율동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사진을 찍고, 인화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함께하며 자신의 사진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며 사람들은 말했다. 이번 여행에서 최고였다고. 타인을 위한 삶이 최고란 깨달음을 느낀 하루였다.

캄보디아 siem reap(씨엠립), 마음으로 찍어 준 사진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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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2018.07.19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회가 완성되진 않았지만 우리에게 그 공간이면 충분했다. 예배를 시작하기도 전에 우리는 천국갈 일을 만든 것이다. 더 많은 일을 만들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진다. 여러명중에 한명이라도 사진 한장으로 뭔가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면 대성공이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련다. 여행은 새로움을 만들기위해 떠나지만 이런 꽤 괜찮은 일을 만나기도 한다. 행운인 거다.

  2. 김종태 2018.07.20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아름답습니다 사진을 받아든 아이들이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보는 귀한 시간이었으리라 믿습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람이 더 복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귀한 일을 하고 오셨습니다 백작가님을...함께 한 모든 분들을 축복합니다

사진을  찍고 현장에서 전시한다? 일반적인 전시 개념과는 다르다. 관람객 모두가 전시되었다는 부분에서 완전 차별화된 것이다. 전시된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촬영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 결과 또한 과정에 포함된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 타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나! 이게 답이다. 더불어 함께 함, 혼자가 아닌 누군가의 관심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다. 외롭지 않다. 함께 하는 삶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자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photo therapy의 실행 컨텐츠 중에 하나인 photo play이다. 가족모임이나 멤버들의 파티 등에 화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컨텐츠로 강추한다.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라기 보다는 집게에 메달려 있다. 단순히 그냥 인물사진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스치듯이 볼때는 그렇지만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은 없다. 외모 뿐 아니라 포즈까지도 다르다. 스스로 그런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것이 아니라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다. 의도란 그를 그렇게 바라본 것이다. 거기에 맞게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코믹한 컨셉은 안경테를 잡고 웃고 있는 그를 표현하고, 말이 없는 사람은 눈을 아래로 깔로 뭔가 상상하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은 그를 가장 멋스럽게 만들기위한 작가의 의도이다. 만들어지는 것이다. 표정 또한 끄집어내며 순간을 잡는다. 짧은 시간에 끝내야 하는 작업이어서 몰입되는 매력이 있다. 가끔은 이마에 땀이 흐르면서 열중하는 남자의 모습에서 여자들이 환장하기도 한다. 아니면 말구...

Photo play, 찍힌 사진 속에 더불어 함께 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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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인철 2016.03.31 0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대작가 님께서 손수 찍어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노인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