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역사다. 먼 과거에는 그 기록을 기억에 의존했다. 나는 포토테라피스트이다. Photo-Therapy에 관한 논문도 몇 개 썼다. 사진이 사람을 바꾸고, 가족들이 그 사진에 의하여 유대감이 달라진다. 말하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눈으로 보고 느끼고 그것에 의하여 행동이 바뀐다. 사진이 사람을 치유한다. 참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장간에 연장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사진가들에게 가족사진은 많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언제든지 찍을 수 있다는 허무맹랑한 기대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친구 만나기 힘 든 것과 같다.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다 세월만 흘러 보낸다. 이제는 '전 국민 사진작가' 시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까지는 단계가 있다. ‘우선 결혼을 한다, 아이를 낳는다, 카메라를 산다, 그리고 사진을 찍 는다이다. 이렇게 장만한 카메라는 디지털의 영향으로 무지막지하게 눌러대고는 컴퓨터 안에 잠들어 버린다. 이것은 찍은 것이 아니다. 단지 기억 속에 저장해 놓는 것이다. 이제 그 기억을 형상화해야 한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벽에 걸어라. 그리고 감상하라. 가족의 행복은 보고 느끼고 행동하는데 있다. 사진에서 가족의 문제는 눈으로 보고 공감하는데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사진작가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다. 사진으로 밥을 먹고 산다. 10년 전 찍기 시작한 나의 가족사진은 1년에 한 번씩 컨셉에 바꾸면서 찍는다. 해가 가지전, 그해 11월에 찍는다. 이제는 아이들이 준비하고 그 과정을 즐긴다. 아이놈의 돌 사진을 찍으며 시작했던 그 가족사진들이 우리 가족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고 있다. 그것은 가족을 사랑으로 실천하라고 가르치는 가정교사와 같다. 자극물로서 사진이 가족을 사랑하며 행복하라고 자극한다. 보는 것은 믿는 것이며, 그 이상의 것도 내포되어 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고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와 닿는다.

 10년간 촬영했던 이미지 중 몇 컷을 선보이고자 한다.

 2001, 의미심장한 해이다. 둘이 합하여 넷이 된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아들 인혁이의 첫돌에 대한 기억이 묻어있다. 감기로 고열이 나는데도 깔깔거리며 웃음 짓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2006년 겨울, 창고에 넣어 두었던 크리스마스트리를 꺼냈다. 다시 겨울이 왔다. 산타복장을 준비했다. 고객들에게도 이벤트를 열어 사진을 찍어줬다. 아들이 웃긴단다. 코믹 버전으로 포즈를 잡았다. 지금도 집에 걸린 이 사진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들의 빨간 신발은 나의 장갑이었다.

   

  나의 아들이다. 국제전에 출품할 작품을 촬영하면서 모델로 세웠다. 몇 십 분을 세워 놓고 촬영에 열중하느라 시간을 끌었더니 화가 단단히 났다. 마지막 샷을 촬영하고 몇 초 후 눈물이 주르륵...’ 작품명은 ‘Lovely charisma’로 정했다. 결과는 입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2010년 가을, 학교에서 사진가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카메라의 앵글을 바꿔 찍는 것도 좋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찍었다. 아들은 알 없는 안경으로 폼을 잡았다. 서로 엉켜서 찍었다. 가족애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아내의 히프라인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보이고 있다.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나보다 키가 클 것이다. 그럼 계속해서 누워서 찍어야 할 모양이다. 진정 다사다난 했던 한해다. 최고로 머리가 많이 빠진 듯하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좋다니깐 내가 참는다.
 

  2011년 겨울, 우리가족은 코믹 컨셉으로 촬영을 했다. 사진을 보는 사람들과 웃음을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뽀글이 가발을 구입하고 집에 있던 검은 색 의상을 차려입었다. 아들은 검정색 바지가 없어서 누나의 검정 스타킹을 신었다.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흥건하다.

2014년

2016년

2017년


 

! 이제 장롱 속에서 잠들어 있는 카메라를 꺼내라. 겁내지 말고 직관에 맡겨라. 당신의 영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영리하다. '그릇 된' 예술은 없다. 당신이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항상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을 찍어라. 그 사진은 그 누구도 찍을 수 없는 유일한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그 기록은 단지 기록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 꿈틀거리며 살아 숨 쉰다. 그것이 위대한 사진가가 되는 첫 걸음이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의 기록은 가족에게 신비로운 사랑을 선사할 것이다. 믿어라. 진짜다.



‘포토테라피스트’의 사진 이야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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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춘기


한 장의 사진 앞에 생뚱맞게 '사춘기'란 제목을 붙였다. 난 지금 고향집 창가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창밖으로 내리는 비는 농부에게 미소짓게 한다. 전날 모내기를 마친 나의 아버지에게는 특히 그렇다. 주적주적 내리는 비를 사진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단지 분위기만 보여줄 뿐이다. 축축한 바닥, 먼 산에 깔린 안개, 그리고 다운된 빛의 느낌만으로.

난 이런 분위기가 되면 사춘기병이 도진다. 감정이 스물스물 올라오며 '삶'이란 화두를 던지며 사유를 시작한다. 나의 사춘기는 삶의 의미와 세상에 대한 불만과 도전의식이 팽배했던 시기로 기억된다. 삶이란 무엇인가, 왔다 갈 것을 왜 태어났는가, 등 당돌하며 무지한 사유의 연속이었다. 특히 아버지의 농부적 삶, 그것은 소외된 자들의 영역으로 봤으며, 가진자에 대한 반항이었다. 

부모님은 1남3년를 두셨다. 빈 둥지에 두 노인만 적막속에 갖혀있다. 집 정원과 옆집 건물너머 멀리 산의 정경이 아스라한 기억을 끄집어내준다. 이제 또 다시 그 자리에 앉았다. 시차만이 있을 뿐 또 다시 삶을 논하고 있다. 삶이란 존재는 껌딱지처럼 삶에 붙어 있는 듯하다. 내 삶은 행복하다. 부족하지만 사랑으로 감싸주었던 부모님, 나의 아내와 건강한 아이들, 그리고 주도적 삶을 통하여 사진가라는 직업을 잘 수행하고 있음에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다. 

나의 현재는 사진이 천직이란 생각을 하며 일상에 감사한다. 시도는 나에게 익숙하며, 실패마져도 미소짓게 하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안락함에서 도전이란 불편을 감수하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행복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오늘 아침, 비가오는 지금도 우비를 입고 하지 않아도 될 집주변을 매만지고 계시다. 부질없다 생각하면서도 나의 일상을 돌아보면 아버지를 닮아있다. 집착처럼 일에 중독된 부자간의 닮음꼴을 지켜보며 부전자전이란 사자성어를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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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가엔 프리젠테이션기법에 관한 책들이 즐비하다. 스티브 잡스를 비롯하여 자기의 스타일을 공개하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태권도의 옆차기자세를 취한 이미지가 뭔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자하는 의도가 역력하다. 이런 이미지는 사진을 찍는 나에게는 친근하면서도 평론가처럼 따지게 만든다. 

이 책의 특징은 자만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프리젠테이션이 갑자기 자신의 천재성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말하고 있다. 그 과정에 대해 겸손하게 적어놨다. 발표 방법이나 준비하는 과정이 노하우라고는 하나 그것이 진정한 노하우라고만은 보지 않는다. 창작은 자연의 모든 것의 모방이란 말처럼. 이 저자도 다른 사람들의 프리젠테이션기법들을 무수히 들여다 봤을 것이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위한 노력을 했을 것이다. 단지 얼마나 많이 지속적으로 노력을 했느냐가 긍정적 결실을 냈다고 본다. 눈물겹도록 노력하고 그것을 완성시키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disc로 분석하면 꼼꼼한 c형에 속하는 듯하다. 철저한 준비와 발표 그리고 처절할 정도의 자기 분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청중에 대한 검토를 합하여야 저자의 성공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단지 프리젠테이션의 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코칭한 책이란 생각도 든다. 한 권의 책에 자신을 홀라당 벗겨서 다 보여준 느낌, 최선을 다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저자다운 팁과 그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이 진솔하다. 스티브 잡스처럼 웅장한 시스템하에서 사람들을 압도하는 비주얼로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라 누구나 가능하고, 노력 여하에 따라서 성공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인간적이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7분'에 나간 장본인으로서, 영상 녹음에 10년된 강사가 포기했다는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준다. 사실 나도 나의 강의 스타일의 단점들이 공개되어 영구 보관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 모든 것은 처음부터 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를 세바시의 무대에 서게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새로운 방식과 정보들에는 오픈 마인드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고 나에게 맞는 멋진 강의를 위해 나는 오늘도 아이패드를 옆구리에 끼고 다닌다. 그 안에는 나의 피같은 자료들의 조합이 바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강의 목표'를 만들어내곤 한다. 나 또한 이 저자처럼 나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되, 시사점을 갖고 반전을 묘미를 즐기며 신뢰성을 갖는 이야기를 만들 생각이다. 책, 잘 읽었다. 저자의 원포인트 레슨에 감사를 드린다.

이쯤해서 나의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나는 내가 경험한 내용들로 꾸민다. 그것은 'different'에 대한 나의 자존이다. 청중은 누구나 색다른 것을 원한다. 또한 나는 이미지를 관장한다. 이미지에서 울고 웃기려한다. 물론 나의 프리젠테이션은 완성도가 높지는 않다. 그 이유는 이 저자도 이야기했지만 강의 5분전에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자꾸 첨가하려는 습관이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나의 스타일을 고집하려고 한다. 타인의 조언을 귀기울이려하지 않는다. 하하하. 그러나 사실 이 나의 단점이 단점으로만 보고 싶지만은 않다. 남이 아닌 나로 살아가기 위한 범인의 몸부림이랄까.

나는 오늘도 무대에서 노래가는 가수들의 흥겨움처럼 강의를 통하여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강단에 선 나는 행복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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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기만 2013.05.10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승휴 작가님, 작가의 의도를 꿰뚫어 행간을 읽어내시는 내공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블로그의 프로필 사진처럼 독수리의 눈으로 바라보시는 것 같아요.
    올려주신 여러 글들으로 보면서 사람을 향한 진한 사랑의 향기가 풍겨 나옵니다.
    사진에서도 참 좋은 향기가 나네요.^^*
    취미로 이런 저런 사진을 찍어 왔는데
    백승휴 작가님의 글과 사진들을 보며 이젠 사진을 대하는 마인드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행복과 사랑을 전해주실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노인의 사진에 유독 꽃이 많이 찍힌 이유가 뭘까? 아름다웠던 젊음에 대한 갈망과 꽃이 가진 순수성을 닮고자 하는 마음은 아닐까. 내 맘대로 하나 더 추가한다면 멀리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을 택한 것은 아닐까하는 결론을 내본다

 

                                                                                                                                                                                                                                        

할미꽃이다. 그럼 꽃을 찍었으니 이 작가들도 노인일까? 우연의 일치지만 맞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찍었는데도 느낌은 다르다. 한 사진은 앉아서 찍었고, 또 한 사진은 엎드려서 찍었다. 노출도 다르고 렌즈의 화각도 다르다. 좌측 사진은 다소곳이 순종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할미꽃과 초가집, 심도를 낮추어 초가집을 희미하게 표현했지만 두 피사체 간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게 한다. 따스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구성인데도 우측의 사진은 뭔가 도발적인 느낌을 준다. 할미꽃이 초가집 앞에서 취하는 포즈에 따라서 다르다. 둘 다 고개를 숙였는데도 순응과 도전이라는 반대적인 느낌을 준다. 두 작가는 같은 장면을 보고 다르게 찍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정한 동료에서 엄한 경쟁자의 눈빛을 하고서 말이다. 그들에게 할미꽃은 놀이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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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진작가 백승휴 2013.05.08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꽃의 특징은 인간의 수명처럼 유한하다는 것이다. 올해 핀 꽃이 내년에 다시 피지 않는다. 단 한번의 몸부림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다 떠난다. 인간이 가진 유한성처럼 꽃의 한정된 삶이 더욱 그를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인간의 윤회사상은 어김없이 다음회에 꽃을 피운다. 인간의 확신할 수 없는, 단시 바람에 불가한 그 논리가 꽃에게는 정확하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꽃이 가진 외모의 다양성처럼 그 향기도 각기 다르다. 그래서 꽃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여러가지 면에서 사람을 닮아서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노인들이 유독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윤회가 꽃처럼 확실하게 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도 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어느 중년 남성의 웃음소리

카메라가 사람들의 눈을 대신하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진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50대 남자들이 사진 찍는 것을 일종의 취미이자 놀이로 삼게 되면서 점점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카메라를 구매하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데, 카메라를 사용하는 데 있어 여자는 실용적인 방법을 추구하는 반면 남자는 무조건 소유하려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여자들이 장비에 대한 욕심 없이, 원하는 사진을 담아내는 것으로 만족하는 데 반해 남자는 무조건 비싼 장비만 구매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자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남자에겐 물건을 소유하는 것으로 집중된다는 것이다. 일단 남자들은 자신의 카메라는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무조건 비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심리의 저변엔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의식이 깔려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다. 투자비용이 있어야 좀 더 애착을 갖고 오랫동안 유지하려고 하니까. 그러나 반드시 비싼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 주진 않는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 갑작스레 은퇴를 맞이하게 된 남성들은 남들과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한다. 특히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데, 이런 그들의 고민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

사진이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살아 있는 증거가 바로 신평호 씨다. 그는 퇴직을 앞둔 회사의 간부였는데,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중앙대학교 인물 사진 컨텐츠 과정에 등록하였고, 그로부터 1년간 꾸준히 공부했다.

그는 처음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들에게 등산을 다니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중심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본능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사진을 본 동료들은 그에 공감하지 못했다. 그가 의도한 만큼 작품의 질이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작품의 질과 개인이 가지고 있는 논리가 상대방에게 공감을 주지 못하면 외면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진을 처음 시작한 그로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그는 학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유연한 인간관계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는 오랜 회사 생활에 의해 축적된 경험이라 생각되는데, 정작 거미줄처럼 얽힌 인간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는 지인들 중 예술가가 많다는 점을 적극 활용했다. 자연스럽게 졸업 작품의 모델도 예술가를 기용할 수 있게 되었고, 도예가와 화가의 열정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도예가는 송붕 김성태씨이고, 화가는 임재 김성호 화백이다. 흑백으로 표현한 느낌은 노련한 사진가의 작품 못지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그가 고뇌하는 예술가들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곧 자신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 되었고, 그의 이상과 현재의 고뇌가 예술가라는 피사체 속에 담아 사진으로 보여 준 것이다.

예술에 나이의 장벽은 없지만, 최소한 반 백 년을 살아야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알고, 그 연륜을 통해 진정한 세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예술가들의 삶을 통하여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중앙대학교에서 과정 수료 후 그는 잡지사의 인터뷰를 맡게 되어 성공적인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의 내면을 찍는 일에 도전했다 

 

그는 송해 씨의 사진을 통해 그의 소원을 담았다. 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그는 통일을 기원하며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에 촬영한 사진을 벽에 붙여 놓았다. 왜곡이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송해 씨의 큰 주먹을 부각시켜 아직도 왕성한 체력과 자신감 있는 표정을 표현해 냈고, 그의 바람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그리고 이정길 씨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담아, 오히려 그만의 가지고 있는 내적 카리스마를 표현해 냈다.

작품은 비교할 수도, 가볍게 평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사진작가 신평호'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게 되었으며, 그가 살아온 삶의 경험을 사진 속에 담아낼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지금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전화할 때면 그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무척이나 생생해 마치 옆에 와 있는 듯할 정도다.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을 위해 함께해 준 나는 곁에서 더욱 행복하다. 물론 그 과정에 고난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이 그런 거 아니던가? 그게 맛이지.

"취미로 시작한 좁은 식견이지만 적극적인 시도를 통해 길을 찾아가고 있다. 실전 워크숍 참여, 해외 테마 여행 등의 현장 경험을 통해 잡지사의 ceo의 인터뷰 촬영을 통해 삶이 즐겁다. 젊음의 열정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그는 은퇴한 남성들의 고민을 모른다. 다가올 불안감은 그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노년은 이제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상은 보고자 하는 대로 보인다. 행복과 불행도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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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찍는 세상

아이들의 사고는 유연하다. 무엇이든지 머릿속으로 들어오면 그것을 또 다른 것으로 만들어 낸다.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의 잠재 능력을 키워 주기 위해 이미지를 이용하여 말하기와 쓰기 교육을 시키고 있다. 어른들의 생각 역시 단순히 듣거나 냄새를 맡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이미지 앞에서 자신도 억제할 수 없는 생각 주머니가 커지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생각이 얼마나 자유로운 가를 경험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이들에게 야외 촬영을 가자고 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골목길로 나갔다. 어리둥절해하던 아이들에게 렌즈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설명해 주었다.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삐딱하게 때로는 역광으로 당당하게 찍으라고. 설명을 듣자 아이들은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지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매일 지나다니던 골목길에 있던 물건들이며 환경들이 그렇게 다르게 보일 수가 없다고 말하며 흥미로워 했다. 아이들은 사진의 소재는 일상이 아니라 뭔가 갖춰진 곳에서만 가능하다는 고정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이 삶의 주변에서 흥밋거리를 찾을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골목길에 주차해 놓은 차의 유리창에 비친 단풍과 아파트를 찍어 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자주 애용하는 반영의 방법이지만 아이들은 동네에서 이것을 찾아낼 줄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건물 벽에 붙어 있던 계량기가 일렬로 줄을 선 병정 같다고 했다. 보이지 않던 또 다른 세상을 찾아내는가 하면, 사물을 의인화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골목 구석구석에 눈을 돌리며 흥미로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책 속에만 정보와 지혜가 담긴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친구이자 스승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도서관에만 아이들을 묶어 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세상천지가 아이들에게 학교이자 스승이다.

 

한 아이는 담벼락에 비친 빛이 피아노 건반 같다고 했다. 피아노를 쳤던 기억이 길가에 드리워진 빛을 보고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 낸 것이다. 이로써 아이들은 세상의 어떤 것들도 그냥 스치고 지나치지 않는 눈썰미를 갖게 되었다.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의 중간에서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할 것이다. 보이지 않던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아이들은 두 배로 흥미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컴퓨터 게임 속에 파묻힌 아이들의 영혼이 자연의 향기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아이들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한 아이가 포토에세이처럼 글을 지어 왔다. 내용인 즉 이렇다.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다가 포토에세이 과제를 하기 위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거실에 귤껍질이 늘어진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나태함과 같다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집 주변에 벽 틈사이로 자란 나무를 보면서 힘겨운 상황에서도 살아난 것을 비유하며 자신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녁 무렵 집으로 들어가면서 역광으로 인해 실루엣이 만들어진 나뭇가지를 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떠올렸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려면 그 나무처럼 몸통이 튼튼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단다. 아이에게 스치고 지나쳤던 일상들이 다시 이야기로 재생됨을 느꼈다.

나는 강의를 통해서, 아이들이 자유로운 생각이 세상 읽기에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즘 왕따 문제로 힘겨워하는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생각,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밀치며 아이들을 내몰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 낼 수 있는 방법을 사진을 통해 가르쳐 주면 되겠다는 것을 느끼는 과정이었다.

사진은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창구였으며, 일상에서 아이에게 지향하고 있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깨닫게 하는 소재였음이 틀림없다. 막연히 생각 속에서 글을 써 내려가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이미지를 보면서 그 안에 담긴 뜻을 글로 쓰면서 대화를 나누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미지인 사진은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고 그 발전기를 가동시키기에 충분하며, 자신을 인식하고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사진은 아이에게 친구이자 스승이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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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서 스타일을 찾아라.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사진과 그림을 자주 비교하곤 한다. 사진이 있기 전에 그림이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림은 내면의 것을 그려내는 반면, 사진은 찍힌 사진 속에 그가 있다. 이 둘은 표현 도구도 다르다. 사진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그림은 손으로 직접 그린다. 그림은 한 복판부터 그리는 반면 사진은 가장자리에 선을 그으며 찍어 낸다. 즉 사진은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사진 찍기의 시작이다. 프레임이란 틀이다. 그 틀은 우리를 고민스럽게 만들곤 한다. 틀은 깨야 할 때도 있고, 사진 찍기처럼 틀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짝을 짓는 사람들처럼  그 프레임도 끼리끼리 모여든다. 그 프레임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청하곤 한다. 그 안에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담아서 뻐꾸기를 날리기도 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가르친다. 그러나 메커니즘에 중점을 두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열정이 생기면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찍는 이의 의도를 중요시 여긴다. 의도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이며, 그것을 타인에게 전달하고자하는 의지이다. 아이들에게 적성을 찾아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처럼 여겨지듯이, 선생인 나는 학생들에게 그들의 스타일을 찾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의무감처럼 항상 달라붙어 있다. 가르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과제를 주면 일주일동안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어오면, 그 멋진 사진을 감상하는 일이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성장하면서 가치관이 여러 번 바뀌듯이 스타일 또한 바뀌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에 집중하여 사진을 찍는 것은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며 사진에 흥미를 느끼는 지름길이다.

 

류 웅렬 작.

몽환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익명적 표현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의 뒷모습에 그의 진성성이 담겨 있다. 앞모습은 상대편에게 비춰질 것을 미리 알고 있기에 방어적이나 뒷모습은 불가능하다. 구름이라는 이상향을 향해 걸어가는 익명, 서로 대화를 나누며 정겨워하는 익명이 또 다른 익명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표정을 읽지 않으나 뒷모습 속에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독심술을 가지고 있다. 그는 상대의 의미를 말로 하지 않고 사진의 음영을 통해 표현한다류 웅렬은 자신이 전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극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재현 작.

빛은 사진을 찍는 원천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태어나서 현재까지 보고 느끼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렌즈를 통해서 그것을 다루는 것은 저마다의 특권은 아니다. 빛이 춤을 추고 있고, 대화를 청하고 있다. 그것을 잡아내는 숙련된 마술사처럼, 멀리에서 희미하게 말을 걸어오는가 하면, 프리즘을 통해서 새어나온 빛을 잡아내고 있다. 은은한 파스텔 톤의 음영이 가라앉은 마음을 술렁이게 하며, 속내를 드러내게 한다. 아마도 그는 명랑하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빛은 항상 존재하나, 모두가 그것을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재현은 그것을 재현해 내는데 기발하다.

김 수영작.

뻔한 일상을 뻔하지 않게 말하려 하고 있다. 하늘 배경에 같은 색깔의 지붕을 과감하게 접근시켜 표현했다. 작가는 'different'에 익숙해야 한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대낮을 피한다. 그것의 익숙함 때문이다. 사진은 관심을 받기위한 어린 아이의 옹알거림이다. 대낮의 익숙함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미흡하다. 그러나 김 수영은 낯설게 하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골목길을 더욱 좁게 만들어 누구나 들어갈 수 없는, 그 길에 익숙한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자 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인의 마음처럼 자신만의 시각으로 다시 프레임 해야 하는 것이다

김 성희 작.

물속에 하늘이 보인다. 물인지 하늘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잎이 반영되어 날개를 달아 놓았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를 그렸다. 물체가 만들어낸 그림자는 자신만의 영역에 대한 줄긋기이다. 땅바닥에 비춰진 그림자는 그것의 원형을 만들었고, 물속에 비춰진 현실처럼 보이는 환영은 그림자와 대조적이다. 김 성희는 섬세한 세상 보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철학적 논리를 삶 속에서 끌어내어 사람들의 공감을 유도하고 있는 수다쟁이이다.

신 민경작.

세상은 둘로 나뉜다.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그러나 신민경의 눈에는 안 보일 수 있는 세상을 찾아 나선다. 채도가 높은 물감을 절제하며 그레이 톤으로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먹으로 산수화를 그려낸 것처럼, 신 민경의 눈에 비친 세상은 심오하다. 얇게 보이는 이파리와 가지가 손짓한다. 길가에 고인 물속에서 찰나를 만나고 있다. 하루 이틀 내지는 몇 시간 밖에 머물 수 있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세상을 포착하는 눈썰미가 있다. 그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윤 경훈작.

노란 단풍이 병들어 있다. 항아리 속의 세상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라, 항아리 속의 세상이다. 세상을 품은 한정된 공간속에서 윤경훈만의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노랗게 물든 단풍이 처절하리라 만큼 병들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란색의 단풍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들어내며 거친 여름을 지내온 단풍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자기만의 철학으로 단순한 사진 속의 이야기마저도 사람들의 공감을 받아내기에 충분하다.

 

사람이 눈이 자신의 얼굴을 못 보는 것처럼, 사진을 찍는 자신도 자신의 스타일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바둑의 훈수처럼 옆에서 던진 한마디에 그의 사진인생에 방향을 제시해 줄 것으로 믿는다. 상상의 날개를 펴고 생각을 표현하는 카메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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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2013.04.09 1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풍경사진으로 인물사진반의 강의를 진행했다. 빛의 성질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광에서 끄집어 냈으며, 인공광이란 자연광에서 얻어낸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말했다. 빛의 색깔이 언어의 역할을 하며, 그것에 의하여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도 부가적으로 말했다. 빛의 강약에 의하여 사람의 표정이 달리 보일 수 있음도, 무엇하나 쉽게 넘길 수 없는 것들의 향연과도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서로에게 브레인 스토밍이 될 수 있는 논제를 꺼내어 흥미로운 수업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어느 날, 아내가 집안에 꽃을 심어 놨다. 버려진 화분에 핀 꽃을 사다가 심었었던가 보다. 생뚱맞을 정도로 몇일을 환하게 꽃을 피우더니 갑자기 시들해지더니 종이장처럼 바삭거린다. 화초에 이파리만 싱싱하고 꽃잎이 떨어진 것은 그냥 나무다. 최절정을 보여주는 꽃에게 그것은 어떤 의미이고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짧은 생을 마치며 떠나가는 이의 애처러움을 본다. 삼라만상이 다 그러하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는 꽃보다 더욱 극명하게 자신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에 맞게 처세하며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 방법은 먼저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 것이다. 꽃이 촉촉하게 살아있는 것은 물기가 있어서요, 그것이 없으면 종이쪽 같이 되어 버린다. 그것을 우리는 죽음이라고 부른다. 생명력이란, 살아 있다는 것이란 다 그런 것이다. 삶의 진리는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물기는 인간사에서는 사람사이의 관계이고 관심이며 욕구이자 의지이다. 여기까지는 나의 생각이고 다음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옮기고자 한다. 참으로 생각이란 각양각색이란 생각을 하게 하는 수업임에 틀림없다.


"희망을 보았다. 지금 꽃은 지지만 얼마 후에 다시 열매를 맺으며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꽃이 시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지에 비춰진 선과 형태 그리고 그 안에서 비춰지는 원형이 보인다."

"우울하다. 이제 생을 마치고 떠나가는 꽃이 나를 슬프게 한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같은 절차를 밞게 되다니..."

"꽃이 시들었다기 보다는 그 안에 선명한 색들의 환영 속에서 희망을 안겨준다. 특히 노란 색이 꽃 중앙에서 나에게 환희스러움으로 손짓하고 있다."

"갑자기 시들었더라면 모양이 예쁘지 않았을텐데 서서히 시들었기에 그 형태를 덜 잃어가면서 자태를 뽑내고 있는 듯하다."

"죽음에 앞서 그 암흑과 같은 어둠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오른 쪽의 이미지는 더욱 꽂꽂하게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동소이하나,  한 사람도 똑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살아왔던 삶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서 달리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같은 사물도 달리 보인다는 것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비교하는 대상이 아니라 하나 하나 소중한 존재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생각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지, 카메라가 전부 찍어 주는 것은 아니다. 기계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1차원적 개념이고, 좀 더 사고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기존에 바라봤던 시각보다 새로운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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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떼를 지어 다닌다. 여간해서 혼자서 뭘 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 특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그렇다. 물론 혼자서 연구하면서 자기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별종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처음 시작했을때는 나 혼자서 했다. 그 작업자체가 그냥 자위행위였다. 어떤 규정도 없이 혼자만 좋아하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좌정관천이라. 혼자 사진을 하면 괜찮다. 영업을 해도 좋다. 사람들만 끊임없이 찾아오면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혼자 한 것이 아니었다. 책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면서 내 것을 찾았으니 같이 길을 찾은 것이다.

 2011년 올림픽 공원 소마 미술관 뒤.

2012년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앞.

2013년 올림픽공원 한성백제 박물관 앞.

3장의 사진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많은 배움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명확한 답은 수학 공식 빼고는 없다. 사람들의 질문에 나는 이런 답을 하곤 한다. "그때 그때 달라요." 성의 없는 답 같지만 정답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이 그렇다. 특히 사진찍는 일은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인물사진을 찍을때 사람의 얼굴을 멋지게 촬영하는 방법은 전부 다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원칙을 가지고 사람의 얼굴에 메이크 업을 시작할 때도 같다. 이것은 쌍둥이의 얼굴도 느낌과 원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의상 디자이너의 고민도 대동소이하다. 아트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작가가 원하는 것과 의뢰인이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 고객이 원하는 것을 완성하는 과정을 예술로 봐야 할까, 단순한 영업행위로 봐야 하느냐의 규정 또한 모호하다. 그러나 그것은 작업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고 본다. 나는 고객의 사진도 작품으로 이긴다. 

그럼 기념사진 속의 사람들은 그들의 사진을 작품으로 여길 것인가? 아니면 그냥 단순한 놀이의 도구로 찰칵 찰칵 찍어 내는 것으로 여길 것인가? 그가 판단하기에 따라서 다른 것이다. 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작가로서 한땀 한땀 정성스런 작품의 세계에 빠져 행복한 미소를 보내고 있는지, 아니면 보이는 것을 마구잡이로 찍어대며 컴퓨터 하드만 배불리고 있는건 아닌지 궁금해진다. 나는 그들에게 수업을 통해서 사진은 여러분의 친구이고, 그 친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고가 장비의 가치를 발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장롱 속에 고이 뭍혀 먼지 속에 뭍혀 있을 것인지도 주인의 몫이다.

어떤 이는 사진은 뒷전이고 사람이 좋아라하고, 어떤 이는 사람을 정보의 보고로 여길지도 모른다. 세상은 보고자 하는대로 보인다. 렌즈 속의 세상은 더욱 그러하다. 아마, 2025년이 되면 더욱 인간이 고독하다고 한다. 그 세상에서는 사진 속의 나를 만나는 작업만이 외롭지 않은 삶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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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진작가 백승휴 2013.04.08 2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장의 사진에는 다른 점이 있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은 아니나, 해마다 다르게 찍기라도 시도한 듯 다르다. 그 다른 점은 물론 사람이 바뀌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시각이 다르다. 첫째는 눈높이에서 촬영을 했고, 둘째는 윗에서 아래로 촬영을 했으며 마지막은 약간 낮은 위치에서 촬영해서 약간씩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짧은 시간동안에 다르게 한 것이 아니라 1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다른 시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겠다.

전날, 일기예보가 겁을 줬다. 비바람이 거세게 분다는 거였다. 비가 와도 예정대로 촬영을 강행한다는 규칙에 따라 진행되었다. 오전 9시가 되니, 많은 학생들이 모였다. 아마추어가 모델을 촬영한다는 것은 왠지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 촬영 노하우 중에 하나는 모델에게 말걸기이다. 자신이 촬영하는 위치에서 마음에 들때까지 모델에게 동작을 주문하면서 촬영하는 거, 그것이 모델촬영의 첫걸음이다. 멘트는 이렇다. "모델! 자세 좋아요. 조금만 좌측으로 움직여 주면 좋을 거 같아요. 네 아주 좋아요."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칭찬으로 시작하면서 모델을 리드하는 것이 프로로 가는 지름길이다.

동료들이 사진을 찍는 동안,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모델을 리드해가고 있다. 틀림없이 이 학생은 다음에 모델을 대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겨날 것이다. 조금씩 시각과 자신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델과 적극적인 스킨쉽을 통해서 소통해야 한다. 그것이 서로의 거리감을 없애며 촬영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총을 겨누듯,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좀 더 나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정면으로 들어가며 모델의 이미지를 잡아내는가 하면 높은 곳에서 때로는 엎드려서 촬영을 했다. 이 정도의 열정이면 프로의 경지에 이미 오른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을 아니다. 우측의 사진은 모델의 뒷 부분에서 보여지는 단서가 재밌다. 아마 이들이 연인 관계였다면 여자 모델의 손이 남자의 어깨나 허리를 비롯한 몸쪽으로 적극적으로 달라 붙었을텐데. 앞쪽만 정겨운 미소를 지으며 뒤는 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다. 사람은 뒷모습에 진실이 담겨있다는 말을 공감하게 한다.

정장에서 캐주얼로 의상 교체를 한 모델이 봄의 가벼움을 느끼게하고 하늘은 싱그러움을 더해 준다. 유리배경으로 비춰진 하늘과 소나무의 형상은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여전히 사진가들은 셔터를 눌러대느라 정신이 없다. 몇일 전, 3시간동안 특강을 하면서 이야기했던 그 '상상의 세계'에 대해서 생각은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비는 계속 내렸다. 3시간동안 3개 반을 3명의 강사가 촬영을 지도를 시간별로 바꿔가며 진행했다. 어느 덧, 강의는 끝났다. 한성백제 박물관의 멋진 배경으로 촬영하기 위해 비를 맞아야 했다. 1분 남짓의 시간을 활용하여 대여섯 컷의 셔터를 눌렀다. 모두의 얼굴에는 흥겨운 미소가 묻어 났다. 

이들에게 카메라가 즐거움을 선사하는 친한 친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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