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던 델 또 간다고? 뭔가 끌림이 있는 게지. 같은 곳이지만 같은 곳이 아니다. 공간은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둘은 따로가 아니라 항상 붙어 다닌다. 전철로 지평역으로, 역에서 마을로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는다. 폐허가 된 건물에도 눈길을 준다. 오래된 흔적들이 손짓이라도 하듯, 시선은 그곳을 향한다. 부슬비가 내린다. 순대국에 지평막걸리를 마시는데 좀처럼 비가 그치지 않는다. 비 그칠때까지 마시는 걸로. 계속 억수같이 내린다.. 한사발 두사발, 식탁위에 막걸리병이 쌓인다. 술이 익어가듯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참 좋다. 

지평에서 용문으로 향한다. 용문성당 앞에 핀 꽃과 성당안의 분위기에 취해 우산도 없이 셔터를 누른다. 개가 짖으며 꼬리를 친다. 무슨 조화인가. 오래된 집에 기와를 얹으며 옛것을 추구하는 모습도 담는다. 빗물을 흠뻑 머금은 화초들이 미소 짓는다. 비오는 날엔 빨강 우산이 잘 어울린다. 양평은 내가 군생활 한 곳이다. 제 2의 고향이다. FM2를 둘러메고 다녔던 20대 초반의 젊은 사진병이 떠오른다. 길을 걸으며 행군하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양평, 지평에서 용문까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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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픽셀은 그물망과 같다. 사각이 촘촘히 붙어 아무것도 빠져 나갈 수 없다. 사진찍기를 그물망에 먹잇감 찾기란 의미로 쓰려한다. 그물망은 다시 눈이라고 말하려 한다. 공감이 안가거든 나의 혼잣말로 접어두자. 여러개의 눈! 두렵거나 위안이 되거나. 군중 속에서 반짝이는 두개의 눈들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들 앞에서 몇해를 쫄다가 이젠 그들을 당당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제 그렇다. 여럿이 모여 군중이 된다라기 보단 다양한 시선이며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사진이란 공통분모로 모인 사람들의 그물망에 걸려든 나의 모습이 궁금한 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사냥꾼의 총구는 먹잇감을 겨눈다. 사진가의 렌즈는 관심이 머무는 곳을 향한다. 관심이란 의미는 자신의 마음이며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다. 사진은 관심있는 곳에 자신을 던져두고 셔터를 누른 후의 결실이다. 와인잔이 부딪히는 왁자지껄한 가운데 셔터소리는 음악의 리듬감을 방불케 한다. 그들이 바라본 나는 이렇다.



와중에 찍힌 사진들! 와중이란 무질서 속에 다양한 시선이 끌리는대로 찍고, 나 또한 무방비한 상태에서 노출된 자연스런 모습의 나를 포함한다. 사진은 너스레를 떨 듯 찍어야 한다. 은유적 표현이 필요하다. 직설적으로 '너'를 말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너'가 떠오르도록 찍는 것을 말한다. 주변을 말하자 그가 떠오르는 그럼 느낌! 그가 없으나 그가 보이게 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존재를 드러낸다. 이 사진들에 대한 나의 평가는 <괜찮다> 이다. 이유는 다양한 기법과 그 안에 든 내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의 나를 찍고 있는 것처럼 찍어낸 타인, 선명할 뿐 행위는 저 멀리에 존재하도록 찍은 타인,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자화상에 관심을 보인 타인, 소통하는 나를 찍은 타인, 그들을 바라보거나 찍거나 그들에게  관심이 있는 보이지 않는나를 찍는 타인. 다양한 생각들이 뭉쳐 나는 위안을 받는다. 이런 사진들이 있어 나는 지금 행복하다. <넌 괜찮아!>란 위안을 들으며. 

그들의 사진에 찍힌 나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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