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던 델 또 간다고? 뭔가 끌림이 있는 게지. 같은 곳이지만 같은 곳이 아니다. 공간은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둘은 따로가 아니라 항상 붙어 다닌다. 전철로 지평역으로, 역에서 마을로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는다. 폐허가 된 건물에도 눈길을 준다. 오래된 흔적들이 손짓이라도 하듯, 시선은 그곳을 향한다. 부슬비가 내린다. 순대국에 지평막걸리를 마시는데 좀처럼 비가 그치지 않는다. 비 그칠때까지 마시는 걸로. 계속 억수같이 내린다.. 한사발 두사발, 식탁위에 막걸리병이 쌓인다. 술이 익어가듯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참 좋다. 

지평에서 용문으로 향한다. 용문성당 앞에 핀 꽃과 성당안의 분위기에 취해 우산도 없이 셔터를 누른다. 개가 짖으며 꼬리를 친다. 무슨 조화인가. 오래된 집에 기와를 얹으며 옛것을 추구하는 모습도 담는다. 빗물을 흠뻑 머금은 화초들이 미소 짓는다. 비오는 날엔 빨강 우산이 잘 어울린다. 양평은 내가 군생활 한 곳이다. 제 2의 고향이다. FM2를 둘러메고 다녔던 20대 초반의 젊은 사진병이 떠오른다. 길을 걸으며 행군하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양평, 지평에서 용문까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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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아낙들은 냉이든 쑥이든 뜯으러 들로 나간다. 사진에 나온 3인이 그런 줄 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무엇을 찾는 것이나 냉이나 쑥을 뜯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모두 봄마중 의식이다. 천막을 걷으니 하얀 민들레가 고개를 내밀고 베시시 웃는다. 이게 봄인가 싶다.

나의 사진찍기는 이렇다. 색깔, 질감, 형태가 주를 이룬다. 감정을 생성하기 위한 수순이다. 회상, 기억, 상상 등 다양한 생각들과 함께 감정이 밀려온다. 이번 출사 사진들은 드넓은 늘녘보다는 부분을 찍어 봄을 향한 나의 마음을  드러냈다. 벽면의 흔적, 발그스레 핀 꽃, 지난해 피었다가 진 꽃이 아직까지 그 곳에 머무는 장면, 영숙이네? 대문 안 풍경, 바닥에서 바라본 장독대,  그리고 지평막걸리 양조장 주변을 얼쩡거리는 카메라 든 남자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지평하면 떠오를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점심때 먹었던 순대국집이 제일이더라. 지평막걸리를 한사발 앞에 놓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다가 껄껄껄 웃어대던 소리가 귓전에 아직도 머물고 있다. 즐거움은 기억 속에서 메아리치고 더욱 행복감을 준다.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웃음만 남기도 돌아오는 숨박꼭질같은 삶이여. 아흐, 아롱다리!

봄이 오는 지평막걸리의 지평에서. by 포토테파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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