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진, 말의 다음이 이어지지 않는다. 심하게 금이 가거나 넘어지거나 가라앉은 모습이다. 부목으로 지탱하고 시멘트로 발라놓아도 그 모습은 감출 수 없다. 어디냐고?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이다. 사원, 신전이란 이름으로 잔존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쓸모없어 보이는 현장을 보고 있는 나는 무엇을 바라보는가? 이런 질의와 그리고 응답! 딱히 뭐라 답할 수 없는 답답함에 글을 써 내려간다. 답은 사람이다. 사람이 만들었고, 사람이 그 곳에 서 있으므로 문제의 실마리는 풀려 나간다. 아, 앙코르 와트!

화룡점정. <허물어진>이란 참담어 앞에 사람 人자는 생명을 불어 넣는다. 꿈틀거리고 역동하기 시작한다. 물음을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을 드러낸다. 거무티티한 표면이 사람과 함께 한 프레임 속에서 밝은 미소를 짓는다. 빛이다. 세상을 창조했던 그 빛이다. 그리고 꿈틀거림이다. 사람들의 음성과 미소는 그 곳을 밝게 만든다. 틈 사이로 발견된 여신의 존재감, 과도한 빛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의 뒷모습 너머 사원, 그들의 멍때린 찰나를 잡아낸 샷, 기념촬영을 마치고 다음으로 향하는 동작까지도 잘 어울리는 앙코르 와트 신전! 신이 어디선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다. 흐린 흔적의 벽화들. 무엇으로든 파손된 장인의 손길이 못내 아쉽

메마른 대지 위에 피어난 풀잎이다. 앙코르 와트 사원에 들어선 발걸음과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그렇다. 걸음마다 간간이 '찰칵, 찰칵'! 목탁소리, 찬송가, 어떤 바램을 표현하는 의성어이다. 잠에서 덜깬 아이의 게슴츠레한 눈빛같은 사원들! 그 아이에게 부드러운 음성으로 '이젠 일어나야지'로 대하고 있다. 앙코르 와트, 도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냐? 겁먹지 말고 말을 해보렴!

앙코르 와트를 깨운 카메라의 셔터소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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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 같으면 <차 한잔의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남들이 보면 그냥 사진이다. 뭐, 감동을 줄만한 'impact' 있는 사진도 아니다. 둘러 앉은 그들의 표정은 진지하다. 맞다. 남에게는 <그저그런사진>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한참을 생각하고 한동안 말하게 만든다. 작은 소품하나가 그 사람에게는 눈물짓게 만드는 것처럼 이 사진들이 그렇다. 이야기의 종착지는 나 자신에게로 향한다. '그, 이, 나'가 단어 앞에 붙지만 그 안에 담긴 사연은  장난이 아니다.

서재에서 책 한 가져온다. 그 책 한 페이지를 막 펼친 다음 읽는다. 5분여의 시간을 준다. 눈에 딱 들어오는 단어나 문장 또는 그 페이지를 본 다음 떠오르는 이미지를 잡아 둔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낸다. 그 한장 한장의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는 진지해 진다. 결국 자신의 이야기이다. 책, 그 책의 한 페이지, 떠오른 이미지, 연관된 말 말 말들은 우연 같지만 필연적 만남을 통해 내면을 만나게 된다. 

즐거움에 대한 부담과 그것에 대한 사유, 유전학적 & 환경에 대한 이야기에서 닮음, 열매를 찍으며 여행의 추억에 잠긴 일, 홀로서기에 대한 만족, 그때 그것에 대한 기억과 순간 일치, 편안함과 황홀감 등이 이야기이다. 시작은 작은 단서에 불과하지만 나누는 이야기는 '찐득 찐득'하다. 질의와 응답처럼 묻고 답한다. 판소리의 고수처럼 동료들의 끄덕임이 더욱 흥을 돋군다. 각각 다른 성향과 체험을 통한 삶의 형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인간의 가치를  비교하거나 수순을 맥일 수 없는 이유이다. 누구에게나 풍성한 소설책 몇권정도의 분량은 존재한다. 삶,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내 이야기는 또 <즐거움>에 대한 것이다. 이 단어가 한참 전부터 껌딱지처럼 생각에 달라붙어 있다. 아마 평생 갈지도 모른다.

나를 만나는 수순, 이런 놀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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