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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0 여름을 여행하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1)

노래는 순우리말이란다. 몰랐다. 노래는 <놀애>라고. '노는 애'로 부터 유래되었다고 <노래하는 강코치> 강태민 대표가 말했다. 강의 제목을 이렇게 던져본다. <여름을 여행하라!>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원칙을 안 지키는 건 아니지만 틀에 박힌 것은 다. 어법도 그렇다. 여행이 공간을 돌아다니는 통념을 깨려한다. 때로는 시간여행, 급기야 계절여행을 논하고 있다. 여행이 포인트가 아니라 여름이다. 여름은 세부분으로 설명하려 한다. 전환 작업이다. 여름은 열음(opening), 열음(音), 열음(열매맺기)로 시작한다. 이 세가지 만으로도 여름은 충분히 풍성하다. 왜, 읽히는대로 단어를 쓰냐고? 자, 들어봐라. 

*노부부가 문을 나서고 있다. 함께 걸어왔던 것처럼 다정하게 걸어간다. <같이 & 가치>. 같이 삶을 걸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를 떠올려 본다.

어원이든 동의어든 근본을 찾는 내 시도는 처절하면서도 신선하다. 여름을 여행하라! 여름이 여행하기에 좋다는 건지, 진정 여름을 여행할 건지는 따져볼 일이다. 우선, 여름을 생각해 본다. 여름이란 세상은 덥지만 풍성하다. 마냥 좋은 건 없다. 시끄럽기도 하도 분주하기 이를 데 없다. 왜 일까? 여름을 발음나는대로 하면 열음이다. 우길려고 발음나는대로 읽는 것은 아니다. 근거를 바탕으로 제안한다. <같이 & 가치>는 발음에서 질감의 차이는 있지만 동음이다. 함께 한다는 거, 이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 또 있을까? 영어로는 present가 있다. 현재, 또는 선물이란 의미를 가진다. 현재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 현재가 없으면 아무 것도 없다. 한두가지만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 일상에서 이런 단어가 한 둘이 아니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는 아니다.


열음은 문을 열다란 <opening>이 우선 떠오른다. 사진이 기억으로 가는 진입로란 말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장의 사진은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진지한 관찰자보다 가끔씩 사진을 찍는 여행자가 더 선명하게 그날을 기억한다. 그런 차원에서 여름과 사진을 엮는데 opening 만한 것도 없다. 

그 다음은 열음(音)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를 빼놓을 수 없다. 노래로 말하면 합창이다. 연주라면 당연 오케스트라이다. 여름은 다양성을 맛 볼 수 있는 풍성한 계절이다. 사진의 묘미는 대상과 장면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가 관건이다. 풍성한 여름은 환경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의 문제도 포함한다. 물론 사진이 함께 하면 더욱 매력적이다. 이 사진을 바라보면 단지 사진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시골 태생인 나에게 이 장면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오만가지 자연의 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으로 열음은 열매맺기를 든다. 열매가 열려 있는 것을 말한다. 꽃이 떨어져야 열매가 맺는다. 담장너머 수줍은 애기사과가 누군가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그에게 물음은 기다림에 대한 응대이고, 곧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논리는 하이데거의 현상학을 근거로 한다. 드러냄 속에서 세상은 소통을 시작한다. 

사진가들에게 <여름을 여행하라>는 주제는 여름이란 성향과 사진으로의 여행을 논하는 것이다. 여름은 나무 그늘아래 눞거나 물 속에 풍덩 빠져도 좋다. 누구하나 뭐라는 사람은 없다. 풍성한 여름은 우리에게 자유영혼을 선물한다. 여름을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는 것이다. 여름과 카메라는 궁합이 착착 맞는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딱이다. 일한 당신 떠나라. 여름은  시간이든 장소든 중요하지 않다. 물음을 통해 여름이 드러낼 무엇을 만나는 것이니까.

여름을 여행하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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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기설 2018.07.20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름을 여행하라" 정독을 했습니다.
    열음, 열음(十音), 또 다른 열음(열매 맺음) 그 의미가 맞아 떨어 지는 것 같은데요.
    오늘 이렇게 또 여름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하고, 한 수 멋지게 배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