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에서 한강? 동명이강라고 해야하나. 서울의 한강과 같은 이름, 'Han river'란다. <한강을 바라보며>란 제목과 무관하게 한강은 보이지 않는다. 그곳이 보이는 숙소라서 붙인 제목이다. 딱 하룻밤을 잔 곳이지만, 다음날 아침 주변을 어슬렁거린 흔적을 보여준다. 유난히 오토바이가 거리를 매운 다낭의 풍광이 여행온 걸 느끼게 한다. 꽃을 파는 시장을 지나자 핑크빛 성당(핑크성당)이 아침을 제안한다. 여행이란 사람이나 대상이나 서로 낯선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평온하다. '어슬렁' 거리를 걷는다. 어슬렁이란 단어 속엔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겠다는 다짐도 담긴다. 사람들의 몸짓이 여유롭다. 내 시선에는 게으름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른 아침 상점 경비원의 무료함, 자전거위에 몸을 얹고 아침신문을 보는 남자, 꽃시장에 따라나온 아이의 꽃을 든 모습, 성당에서 기도하는 여인의 진지함, 차분한 화분의 꽃과 성당 안의 풍광, 사진찍을 채비를 마친 여성과 골목, 그리고 엄마 품에서 이방인을 바라보는 낯설거나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시선이 전부다. 이 모두에게 <바라봄으로의 응답>이라도 하듯 샷을 누른다. 

부지런하면 여행이 두 배가 된다. 이른 아침에 둘러본 곳을 일행과 함께 다시 돌아본다. 아내와 함께 취한 포즈가 이번 여행 최고의 컷이다. 건너편 핑크성당을 배경으로 한 사진에는 신심을 더욱 굳게 하려는 의지도 담겨있다. 찰나를 찍은 동료의 손놀림은 오토바이며 붉은 차량들로 채워 넣어 사진을 더욱 생동감 있게 한다. 내게 여행은 다시 못올 것처럼 모두를 아쉬움으로 대한다. 기억은 추억이 되어 가슴을 후비는 이야기로 남는다.

베트남 다낭 1일차, 한강을 바라보며.(핑크성당주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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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던 델 또 간다고? 뭔가 끌림이 있는 게지. 같은 곳이지만 같은 곳이 아니다. 공간은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둘은 따로가 아니라 항상 붙어 다닌다. 전철로 지평역으로, 역에서 마을로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는다. 폐허가 된 건물에도 눈길을 준다. 오래된 흔적들이 손짓이라도 하듯, 시선은 그곳을 향한다. 부슬비가 내린다. 순대국에 지평막걸리를 마시는데 좀처럼 비가 그치지 않는다. 비 그칠때까지 마시는 걸로. 계속 억수같이 내린다.. 한사발 두사발, 식탁위에 막걸리병이 쌓인다. 술이 익어가듯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참 좋다. 

지평에서 용문으로 향한다. 용문성당 앞에 핀 꽃과 성당안의 분위기에 취해 우산도 없이 셔터를 누른다. 개가 짖으며 꼬리를 친다. 무슨 조화인가. 오래된 집에 기와를 얹으며 옛것을 추구하는 모습도 담는다. 빗물을 흠뻑 머금은 화초들이 미소 짓는다. 비오는 날엔 빨강 우산이 잘 어울린다. 양평은 내가 군생활 한 곳이다. 제 2의 고향이다. FM2를 둘러메고 다녔던 20대 초반의 젊은 사진병이 떠오른다. 길을 걸으며 행군하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양평, 지평에서 용문까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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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참 빠르네. 눈 깜빡할 사이야." 남의 집 아이 커가는 거나,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보면서 하는 말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전날밤과 새벽은 눈 깜빡할  사이 보다도 짧다. 그 <깜빡>이란 찰나는 새로운 하루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새벽은 신비롭다. 서서히 밝아오면서 보여주는 현란한 빛은 인간의 눈을 매혹시킨다. 여행지에서 새벽을 보려거든 시장으로 가보라. 어둠에서 서서히 밝아오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시장사람들이 새벽을 연다.

차량의 라이트가 만들어내는 스폿 라이트와 전광판에서 새어 나오는 부드러운 색깔들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때로는 긴 그림자를, 때로는 엷은 빛깔로 은은하게 길거리를 비춘다. 마지막 사진에는 안개 속의 아침을 보여주고 있다. 바쁜 발걸음과 차량들의 움직임이 사진에는 흔들림으로 보인다. 아침을 만드는 아낙의 손길이 바쁘다. 골목을 향해서 셔터를 누르는 이가 그곳으로 빠져들어가는 듯 보인다. 반쪽 가로등은 왜일까 의문을 던진다. 아침은 다양함으로 찍을 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저기 카메라 방향을 바꾸며 흥얼거린다. 새벽은 사진가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아침이 참 좋다. 

중국 청도의 새벽 풍경, 새벽이 주는 선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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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드론을 날린다. 바람을 느끼기 위해서다. 봄바람이다. 파도가 밀려올때 덩달아 불어온다. 반복해서 어김없이 찾아오건만 파도소리나 모양, 느낌도 매번 다르다. 새들이 바라봤던 풍광이다. 새들의 날개짓은 바람을 거스르지 않는다. 흐름에 봄을 맡기고 그 리듬을 목적지로 향한다.   

청도 54광장에서 석양을 맞는다. 동료들과 기념촬영도 하고 파도소리도 듣는다. 드론을 날렸던 바닷가엔 '모래반 돌반'이라. 봄바람이 살랑 거리며 마음을 스친다. 바다로 향하는 일행, 물방울을 파는 아낙, 연을 달리는 장사꾼, 다리 위에 데생, 막무가내로 쳐대는 파도들, 주인을 따라 나온 견공의 어리둥절, 뿌연 시야는 분위기로 치고, 뭐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 여행은 무르익어간다. 같은 곳을 찍어도 서로 다른 프레임들. 자기를 표현한 사진은 있어도 잘 잘못을 따질 수 있는 사진은 없다. 여행을 생각 속에 담기보단 마음 속에 담으려 셔터를 누른다. 청도는 서해에서 한참을 수영하면 도착한다. 노를 젖거나 헤엄을 치거나... 그곳은 항상 우리를 기다린다. 

중국 청도로 봄마중을 떠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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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는 귀찮다. 나는 그렇다. 바디랭귀지에 익숙한지라 단어와 문장을 따지며 말을 해야하는 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말한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도구이자 기회라지만 난 아니다. 외국어는 지명과 사람이름 모두가 신경쓰인다. 다레살렘, 탄자니아의 수도이다. 처음 들었을땐 옹아리 수준이다가 여러번 되뇌이니 이젠 좀 친해졌다. 준비없는 여행을 즐기는 나는 <우선 방문> 스타일이다. 아프리카 첫 방문지 다레살렘에서 찍은 사진 이야기를 나눠볼 까 한다.

짐을 풀고 <잠앤밥> 문대표님의 친절 안내를 받았다. 투어라기 보다는 사진찍으러 돌아 다녔다. 우선 해변으로 갔다. 자유로운 영혼,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더욱 역동적이었고 상인들의 적극적인 상행위는 나름 구경할만 했다. 해변의 아이들은 데려 우리에게 손짓하며 사진 찍으라고 아우성이었다. 상인들은 사진찍는 조건으로 물건 구입을 제시했다.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었다.


탄자니아 대사님의 환대를 받았다. 대화  안전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이상이었다. 자국민이 해외에서 즐거운 여행도 좋지만 안전하게 여행하길 바라는 마음이 와 닿았다. 잘 끼워진 첫단추라. 봉사촬영할 곳도 즉석에서 소개해 준 덕분에 다음날부터 기분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둘째날, 대사관의 소개한 학교를 찾아가는 길에서 촬영한 사람들 사진이다. 의상이 독특했고, 그들의 얼굴과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 수락한 사람들을 찍는가 하면 힐끔거리며 몰카도 찍었다. 작가의 열정이 도를 넘는 행위일 수도 있지만 측면이나 뒤에서 촬영하여 그들의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로 사용하리라 마음 먹었다.


여행 일정상 다레살렘은 하룻밤이었다. 아루샤의 박은파 대표의 소개로 <잠앤밥>이란 한국 교포가 운영하는 곳에서 보냈다. 잘 자고 아침이 되자 아침밥을 차려주었다. 여주인의 음식 솜씨는 한국맛집을  능가했다. 긴 비행시간으로 지쳤을 우리에게 희망같는 밥상이었다. 이곳에 가면 두가지로 놀란다. 훌륭한 음식 솜씨에 놀라고 <잠앤밥>이란 게스트 하우스 이름에 놀란다. <잠앤밥>의 뜻이 여행엔 밥 잘먹고 잠 잘자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우끼면서도 당연한 말을 이름으로 쓰다니 놀라웠다. 다레살렘 여행중 지친몸을 편히쉬고 몸보신하려면 <잠앤밥> 을 찾으라.

탄자니아 다레살렘과 게스트 하우스 잠앤밥의 밥맛.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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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객관적이다. <타인이 촬영한 나>는 더욱 객관적이다. 기대감에 '힐끔' 들여다보게 된다. 나를 내가 본다는 건 항상 어색하다. 열흘간의 아프리카 여행 중 동료가 찍어준 사진이라 더욱 끌린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시선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거짓에 가깝다.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고 싶은 의지일 뿐이다. 함께 했던 동료 이재현 작가가 찍어 준 사진에 내 생각을 살짝 덧붙여 본다.

*사진들은 이렇다. 시장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며 여유로운 나. 신발을 수선하는 분의 사진을 찍은후 보여주는 시간. 억수같이 비오는 날 카메라를 몸안에 숨기고 바짝 몸을 움츠린 모습, 대자연과 그 곳에서의 내 모습, 아이들을 촬영하고 작업하며 흐르는 땀을 입고 있던 옷으로 닦던 순간을 찍은 사진, 그리고 아름다운 인도양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나의 모습이 사진에 나온다. 마지막 사진은 춤추는 <즐거운 삶에 대한 로망>의 표현이다.

각각의 사진을 설명하는 건 무의미하다. 여행 중 다양한 모습들을 재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프리카는 낯선 곳이다. <낯설게 하기>란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나에게 '낯섦'은 좋은 먹거리다. 열 장의 사진이다. 웃는 표정과 몰입하는 과정이 전부다. 진지한 세상 바라보기! 찍고 다시 그걸 보고 즐거운 집중의 과정들이 삶과 다르지 않다. 이 사진에서 나의 특징을 발견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집중할 땐 미간을 찌푸린다. 또 다른 집중의 표현은 서서 찍을 때 다리를 구부린다는 것이다. 무엇을 떠받을 듯 정중한 자세다. 넓은 풍광을 촬영하는데 조금의 높낮이는 의미가 없다. 집중과 마음의 정돈을 주문하는 것이다. 그 응답의 바디랭귀지이다. 세상을 향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항상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확률은 낮지만 지속적으로 그걸 향해 물음을 던진다. 그게 인생이다.

탄자니아 여행에서 내가 찍힌 사진들, 그리고 그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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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1월초.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Zanzibar] 는 습하고 비가 자주 온다. 문화는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옷이나 피부톤 그리고 음식까지도 달라진다. 사람들의 표정도 그렇다. 종교적 영향도 받지만 가장 큰 요인은 기후이다. 환경이다. 잔지바르 사람들은 온순한 편이다. 작은 섬이고 지형도 완만하기 때문이다. 산세가 험하거나 바람이 거세면 그걸 닮는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확률이 높다. 비가 쫙 내리고, 금방 해가 뜬다. 길거리는 철벅거리지만 섬사람들은 게의치 않는다. 익숙한 거다. 

그들을 만나려면 그 곳의 시장으로 가라. 다양한 사람들의 색다른 삶이 있다. 마을 안 시장이나 부두가의 생선 파는 곳은 다른 느낌이다. 사진찍기는 다름을 찍는다. 딱 좋다. 아침 햇살이 비춰오는 시장과 비오는 선착장은 별미다. 질감이 매력적이다. 시장 안엔 분위기 메이커인 떠벌이 아저씨,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고 눈짓하는 젠틀 아저씨, 찍지말다던 청년이 친구가 찍으니 슬그머니 다가와 합류하는 모습들, 그리고 찍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듯 몸매관리하는 아낙, "잠보, 잠보!" 반가이 인사를 나누는 눈빛 그윽한 마을 형, 비가 와 공친 날 마을사람들이 모여앉아 여유를 즐기는 부두가의 풍경이 괜찮다. 

선착장이나 부두가라는 단어를 번갈아 쓰는 이유는 단어 하나만 쓰기엔  아쉽기 때문이다. 뭐 딱히 단어를 분류하려하지 않는다.  잔지바르 [Zanzibar]는 섬이다. 풍경도 좋지만 내게는 사람의 모습이 더 좋은 풍경이다. 스톤타운의 작은 숙소를 잡아놓고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배회하는 것도 괜찮겠다. 여행은 '지금'을 즐기며, 그 다음을 기대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행복이다.

잔지바르 [Zanzibar] 사람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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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은 못 속인다. 인물사진 작가인 나에겐 사람만 보인다. 사람들은 멋진 호텔에 들어가면 괜찮은 장면들을 찍는다. 잔지바르(Zanzibar) Blue Bay 호텔이다. 이틀을 보낸 호텔이지만 소리없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띤다. 사진 찍기를 제안하면 미소로 응한다. 친절보단 사진을 좋아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풍경보다 사람을 찍은 이유는 좋은 호텔은 친절과 맛난 음식, 편안한 잠자리는 기본이란 관념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카메라를 꺼낸다. 햇살이 예쁘게 비추던 아침,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사람들!

호텔의 경비가 철저하다. 정문부터 보안부대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고객에 대한 배려이다. 호텔이 넓어 길가를 청소하는 사람, 방을 정리하는 사람, 레스토랑 직원과 고객을 맞을 준비에 분주한 사람들, 바닷가의 경비원과 레포츠 요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좋은 숙소의 조건이란? 다레살렘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이름이 '잠앤밥'이다. 영어이름인줄 알았는데 '잠 잘자고 밥 잘먹으면 여행이 끝'이라는 의미란다. 그곳은 음식이 한국보다 맛있다. 잠자리도 편안하다. Blue Bay 호텔의 이름에 대한 기대는 잠과 밥은 기본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람이 우선 보였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사람들이 놀다간 흔적만이 남는다. 장소보다 사람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인물사진작가의 생각이다.

잔지바르 [Zanzibar] Blue Bay 호텔 사람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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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족하면 모르는 사람없을테고. 인터넷에서 자판만 두드리면 정보의 바다가 넘실거린다. 내가 만난 그들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로 가는 길목에서다. 가축을 몰고 가는가하면 길가에서 차를 세우고 거래하는 마사이족, 그리고 직접 찾아간 곳에선 그들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더라. 제목으로 쓴 <마사이족이 보여주는 낯섦의 가치와 초상권>은 내가 느낀 의미를 쓴 것이다. 마사이족이 사는 터전은 방문하는 비용이 있고, 길가에서 그들의 얼굴과 문화컨셉을 촬영하는데는 그들만의 정당한 비용을 요구한다. 낯섦에 가치와 그들만의 독창적 초상권에 가치를 부여하는 거다. 놀라운 건 그들의 초상권에 대한 거부는 고개를 돌리는 거다. 얼굴의 가치, 그들은 이미 그 권리를 알고 있다.

<블랙 마사이>, 물론 내가 붙인 이름이다. 따로 무슨 이름이 있는지는 모른다. 이마에 하얗게 어떤 상징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있다가 차를 세운다. 첫인상이 강하게 들어온다. 낯설다. 그들은 사진 찍는 조건으로 비용을 요구한다. 그냥 서 있기도 하지만 포즈를 요구하며서 작가적 기질을 발휘하면 괜찮은 작품을 찍을 수 있다. 이 사진들은 '마사이 전사'를 떠올리며 촬영한 것이다. 얼굴에서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타이어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시절, 고무신을 신어 봤지만 거친 길을 걸어다니기엔 괜찮을 거다.

케냐와 탄자니아에 산다는 마사이족들. 그들끼리의 리그란 생각. 평균 175cm의 큰 키와 문화가 또 다른 마케팅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마사이 워킹>이란 단어에다 워킹화까지 낯선 단어는 아니지만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란 왠지 낯설다. 보여주겠단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당당하다. 그들의 일상을 보는데 문화상품을 만들어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그 안의 과정들이 다분히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터치고 있다.


차를 세우면 '짱가'처럼 어딘선가 나타난다. 롱다리로 막 달려온다. 성큼 성큼 내달리니 금방온다. 마사이족이 키가 큰 것은 똑바른 자세보단 당당함에 있을거란 생각은 이번 만남을 통해서다. 많이 걷고 절제하는 그들의 삶에 있으며 유전적 요소도 한 몫을 한 거다. 우리는 그들의 척박한 삶 속의 지혜를 가져다가 <마사이 워킹화>란 이름으로도 판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신고, 우리는 편안함과 또 다른 기대로 신는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냇가에 물통을 들고 앉아 있는 여인들이 보인다. 그들은 물을 퍼가려는 것이 아니라 컨셉을 팔기위한 마케팅 방식이다. 물떠가는 여인 컨셉 말이다. 그들만의 복장과 얼굴에 그려진 상징, 그리고 그들만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으려 한다. 다분히 인간의 심리를 건드린다. 때로는 낯섦을 보여주는 것으로, 때로는 그들의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제안으로 기부를 요구하기도 한다. 다양한 방식의 제안들이지만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상술이란 걸 알면서도 그 제안들에 넘어가고 싶은 끌림은 무엇일까?

마사이족이 <보여주는> 낯섦의 가치와 초상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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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란? 우연한 만남. 차를 타고 가다가 '힐끔' 골목이 눈에 들어온다. 0,000001초보다도 짧은 시간이 마음을 움직인 거다. 어떤 연유로, 그걸 알려면 아마 정신분석 정도는 받아야 할 거다. 세렝게티에서 야생을 체험하고 돌아오던 길이라 사람이 그리운 걸까. 차를 세우고 골목입구에서 저 멀리까지 펼쳐진 골목길을 바라본다. 멍하니 바라본 이유는 <꿈결 같아서>라고 말하면 믿을까. 찐득찐득, 비가 내렸는지 바닥이 더욱 황톳빛을 띠며 고인 물까지 나를 유혹한다. 검정피부톤이 어두운 색이 아니란 거다. 생동하는 빛깔 속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기운이 꿈틀거린다. 지명은 아루샤. '어느 마을'이라는 단어로 이곳을 숨겨놓고 싶다.

마을 안에는 시장이 펼쳐져 있다. 미용실, 사진관, 옷가게, 식당, 과일파는 곳, 수리점, 가전제품 판매점 등 없는 거 빼고는 다 있다. 이 마을에서 사진찍는 방법이 있다. 가이드는 <제너럴>하게 찍으란다. 사람을 찍되 풍경 속에 넣어 자연스럽게 찍으란 얘기, 낯선 사람들에게 놀랄 그들을 위한 배려? 우선, 카메라를 든다. 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르는 시늉을 한다. 그럼 'yes no!'가 바로 나온다. 고개를 돌리거나 손사래를 친다. 허락하는 표정이 참 좋다. 한 술 더 떠서 가까이 다가가 포즈까지 요구한다.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남기고 그곳을 나온다. 이방인 때문에 정신팔려 생업에 지장을 주면 안되니 말이다.

왜 일까? 그 곳을 방문이라 말하지 않고 <발견>이란 적은 이유. 신세계 발견? 아무튼 황토색 흙길, 중간 중간에 질퍽하게 고인 물빛, 패션엔 신경을 안 쓴듯 막 입었는데도 잘 어울리는 패션테러리스트들. 오래된 질감, 화려한 의상톤, 검게 그을린 피부톤이 콜라보라도 한 듯 잘도 어울린다. 그곳에선 어설픈 피부톤의 황인종이 촌스럽다. <아예 검으려면 그들 정도의 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로 관념을 재규정한다. 시장 사람들은 어슬렁거리는 듯 보이지만 역동적이다. 이방인을 바라보는 눈빛엔 뜨거운 레이저가 담겨있다. 관심일 거다. 수줍은 듯 카메라 앞에 과시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꼬마, 나를 찍으라고 손짓하고 포즈까지 취하는 친절남, 게의치 않고 열중하는 점원, 신문을 보거나 당당하게 길을 걸어가는 아낙의 모습도 나를 심쿵하게 한다. 이런 발견은 우연이기엔 기회를 준 많은 조건들이 있다. 우선 한가지만 살짝 말하고 싶다. 세렝게티의 여행 디자이너 박은파 대표이다. 그녀는 프로 중의 프로란 생각을 여행중 반복적으로 되뇌이게 한다. 세렝게티에서 응고롱고로에서 나오다가 이 마을을 여행코스에 넣을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탄자니아의 어느 마을, 그들의 색을 발견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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