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은 아니다. 공간과 장소에 대한 개똥철학? 난 언제부턴가 <장소>에 집착하고 있었다. <장소>가 말을 걸어온다, 끌림이 있다, 그 곳에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곤 했다. 공간(빈)이 아닌 장소이기에 그렇다. 장소엔 축척된 시간 속의 흔적이 공존한다. 특히 오래된 곳이면 그 느낌을 찾기에 더 좋다. <새것의 사랑땜>처럼 쌤삥 장소에서도 그 여운을 찾을 수 있다. 거기는 마망갸또이다. 신사동 가로수길 골목 안에 <이런 곳이?>란 감탄사가 나오는 곳이다.

"맛의 절제함이 있지요. 그레이톤 실내의 섬세함 만큼이나 맛의 중심이 있지요. 매우 훌륭합니다. 음식은 만든이의 성향이 담기고, 그 장소엔 그 사람들의 문화가 형성되는 법이지요. 마망갸또에는 그런 어울림이 있어요. 그 곳에 가면 음식이 보입니다." 마망갸또 페이지에 평가글로 올린 글이다. 아, 절제함!

먹는 곳을 찍는데 음식은 없다. 살짝 작업하는 모습과 쉐프의 열정 인증서가 고작이다. 맛은 음식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소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평가글에서 절제함을 말했다. 난 먹어봤다. 카라멜 디저트! 한입 베어 물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오묘한 조합이라. 쫀쫀하게 다가오는 절제미! 마망갸또의 쌤삥 실내에서 <문화>를 논하고 싶어진다. 문화란 인위적인, 말하자면 손때가 묻은 흔적이다. 마망갸또에서 한 인간의 절제된 그레이톤을 바라봤고, 어떤 흔적보다도 인간의 땀내가 나는 곳으로 봤다. 과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세련된 절제미가 보이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장소라는 이미지 속에 맛을 담아낸다는 것이 수다스럽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진가되 되는 그날까지.

가로수길 <마망갸또>의 캬라멜 디저트를 맛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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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기설 2018.07.14 18: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제함과 그레이톤이 있는 곳.
    그곳에서 카레멜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으키며 문화를 생각했다.는 교수님의 글을 보며 가 보고픈 생각이 듭니다.

라이카(Leica camera)의 자리를 야금야금 뺏아가는 드론. 퀄러티를 능가하는 시선의 가치. 디퍼런트를 꿈꾸는 창작의 니즈를 채워주는 새의 시선은 요즘 나를 유혹하고 있다. 서울에선 띄울 수 있는 곳이 마땅찮아 지방에 갈때면 번거로워도 항상 가방에 넣는다. 뭐냐고? 드론을 말하는 거다. 나무가지에 걸리기도 하고 건물 꼭데기에서 기둥에 부딪히기도 하면서 지금의 날개는 너덜너덜하다. 아직도 날 수 있어 그냥 쓰고 있지만 조만간 바꿔야 할 판이다. 

4장의 사진 모두 드론 샷이다. 마지막 사진도 부탁할 사람이 없어 근거리지만 드론을 띄웠다. 이 단계는 항공사진에서 가까이 다가가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역으로 가면 우주에서 바라본 작은 지구가 나올 것이다. 거리를 논한다는 말이지만 과거로 부터 현재의 나를 더듬어 오는 느낌과도 다르지 않다.

SNS에 사진을 올렸더니 난리났다. 어디냐, 멋진 삶이다, 데리고 가라, 등 다양한 멘트들이 격투극을 벌이는 듯하다. 이곳은 보령시 죽도 상화원이다. 이곳은 내 고향에서 보이는 섬이었다. 과거형을 쓴 이유는 이제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어버린 곳이기 때문이다. 죽도를 개인이 개발하여 상화원이란 이름을 지었다. 섬 둘레를 걷다보면 어느지점에 도서실이란 펫말이 붙어 있다. 바다가 보이고 파도소리가 나며 간간히 갈매기가 눈에 띈다. 노트북을 펴고 글을 쓰고 있는 장면이다. 그날의 바램이 있었다. 파도소리, 갈메기의 몸짓, 그리고 비라도 내리길 바랬다. 세상은 다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다 좋았다. 비도 내렸다. 너무 많이 내리고 바람까지 부는 바람에 그 곳에 있을 수가 없엇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흠뻑 비를 맞았다. 안맞으려고 하니 더욱 힘들었다. 그렇다. 바램이란 적당해야하고 절제해야 한다.

비가 내리기전까지 어머니가 싸주신 찬합 속의 밥과 반찬을 먹으며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많은 생각과 마주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과 눈인사도 하며 좋았다. 그곳의 감정 전부를 합산하면 <매우 좋음>이다. 즐거움은 새로움과 만나는 시간의 총합이다. 상화원, 다시 오마!

보령시 죽도 상화원 <바다 독서실>, 책을 읽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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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은 나와 인연이 깊다. 인연은 무엇인가? 우연인가, 필연인가. 뭐라 딱히 규정할 순 없지만 정감이 가는 단어임에 틀림없다. 순천과의 인연이 확고하게 드러난 건 <수다쟁이 사진작가 백승휴의 힐링여행>이란 ebook 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차여행으로 우연히 들렀다가 푹 빠져버린 곳! 정원박람회, 낙안읍성, 순천만, 선암사, 송광사, 드라마세트장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노을한옥팬션>은 참조은 시골집의 조향순대표의 소개였다. 한번가고 두번째였다. 처음에는 바쁜 일정으로 스쳤지만, 이번엔 주변 바닷가며 한옥으로 향하는 노을을 찍으며 그 곳과의 관계맺기를 했다. 

팬션 안으로 들어가며 몇컷, 그리고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찍었다. 또한 석양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개구리 뿐만 아니라 새들의 음성은 고향의 정서를 느끼게 했다. 자연은 인간이 그 안에서 작아지게 만들기도 하고, 등을 두드리듯 위로하기도 한다. 시골출신인 나에게 자연 풍광들은 낯설지 않다. 음식이나 볼거리로 유명한 순천에서 잠자리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건 사람에 대한 배려이다. 자연이 말을 걸어오고,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 있어 순천이 나는 좋다. 순천만 노을한옥팬션을 소개해준 <참조은 시골집> 조향순 대표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다음에 사진가들과 함께 찾을 생각이다. 햇살가득한 아침, 마당에 널어놓은 빨래들이 어린 시절로 데려다 준다.

순천만 노을한옥팬션에서 남해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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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만지다. 매만질 수록 나아진다. 뭐든 그렇다. 사진을 찍고 매만진 다음 필요한 곳에 놓는다. 공간, 그 곳이 달라진다. 공간이 장소로 변신한다. 빈 곳인 공간을 채우면 장소가 된다. 장소는 내용을 품고 있다. 장소는 누구와 만나든 새로움이 탄생된다. 사진 백승휴, 캘리 김정기! 둘의 협업은 <참조은 시골집>이 새로운 이야기로 소근거리게 한다. 카피를 만들고, 그것을 캘리로 쓴 다음 디자인한 것이다. 하나의 컨텐츠가 추가된다. 더하기는 숫자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창작이란 게 그렇다. 모두를 위로하는 예술적 행위이다. 또 다른 <참조은 시골집>을 기대하며 작품을 공개한다. 이제 그곳은 <eating & seeing>이 공존하게 된다.

게맛 평정. 순천은 참 좋은 곳이다. 먹을 것으로 말하자면 없는 게 없다. <육해공수>라고 조향순 대표는 말한다. 음식위에 게들이 얹어진 것이 아니라 행진하는 것이다. 게들의 행진이란 제목도 좋다. 게맛 평정은 게 맛에 관한한 더이상의 적수는 없음을 공표한다. 당당함이다. 게들이 접시 꼭데기를 점령하고 있다.

그 맛. <그맛>을 잊을 수가 없다. 몸이 기억하는 그 맛! 기억 중에 제일은 몸의 기억하는 것이다. 딱 찝어서 <그 맛>이다. 떡갈비를 먹었던 아이들이 어른이 된다. 다시 그 맛을 찾는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맞는 떡갈비의 비주얼은 아이들에게 선택 1순위. 조향순 대표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것을 먹이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 맛, 몸이 기억하게 하리라.

어울림. 음식이나 사람이나 잘 어울리는 걸 궁합이라 한다. 반찬 대부분을 숙성시키는 <참조은 시골집>은 수육에 어울리는 음식이 하나 둘이 아니다. 비주얼이 뛰어난 반찬을 뽑아서 찍은 컷이다. 경쟁률이 치열했다. 줄을 서시오! 이렇게 외치자 눈치빠른 아이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끼어들기는 용서하지 않고 선착순, 그 중에서도 다시 추렸다. 

오리의 반신욕. 국물이 진득하다. 수십가지 재료를 넣고 우려낸 국물이다. 국물 한모금에 '캬!' 소리가 절로 난다. 몸이 던진 감탄사이다. 찍은 다음 바라보니 우스꽝스럽다. 번듯이 드러누운 형상이라. 반신욕이라 이름을 붙인다. 그날, 사진을 찍고 오리백숙을 먹었다. 다음날까지 든든하더라. 된장을 퍼다가 고추를 찍어 먹으니 옛 그맛이라. 소주도 한 잔? 

조향순의 참조은 시골집. #(헤시테그)을 붙이고 자주 쓰던 단어다. 사진을 찍어 놓으니 미인이다. 평상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지경으로 바쁜 조대표는 사진을 찍으니 그 표정이 보이더라. 야무진 눈매, 당당한 얼굴에는 음식으로 세상을 평정하려는 의지로 가득하다. 항상 연구하고 실행하는 참조은 요리가! <단아함, 그리고 아름다움!>이란 글자에 어울리는 여자다. 

참조은 잡채. 원래 '파마 면발'이란 단어로 시작했으나 주변인들의 저항으로 바낀 이름이다. 어디, 밥상에 파마머리? 그럴수도 있는 것이 검게 염색까지한 파마머리와 똑같다. 식당에서 제일 넓은 벽면에 붙을 주인공이다. 메인 음식은 아니나  단골들이 즐겨찾는단다. 얼굴마담이 되어버린 참조은 잡채는 참조은 시골집의 대표선수이다.

사진에 이름을 붙이는 건 의미부여이다. 음식명도 아닌 것이 제목으로 거듭난다는 건 의미 중에 의미이다. 보고 읽는 과정에서 그 곳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식당주인은 누구나 자기음식이 최고라고 말한다. 자신의 음식이 제일이라고 싸울 필요는 없다. 음식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웃을 수 있는 재미. 참조은 시골집은 금슬 좋은 내외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맛을 만든다. 이 작품들이 걸릴 <그곳의 그날>을 그려본다.

#여수순천맛집, <참조은 시골집>에 작품이 걸리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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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장소엘 간다. 분위기가 내 기분을 조정한다. 괜찮다. 커피도 뒷맛이 개운한 게 좋다. 멤버들의 미팅진행도 매끄럽다. 척척 일이 진행된다. 마음가는데로 카메라를 드리운다. 조리개가 개방된 렌즈는 뭐든 받아들인다. 막 찍는다. 누르면 작품이다. 고급진 작품들과 인테리어, 영혼까지 맑아진다. 품격은 몸에서가 아니라 환경다. 이것이 어반 앨리스의 첫느낌이다.

사진놀이가 재미난 곳이다. 어반 앨리스! 세상은 항상 앨리스를 기대한다. 신기하게 바라봐 줄 것을 요구한다. 카메라의 눈은 누구나 앨리스가 될 수 있게 해준다. 반영, 대비, 비율 등이 그것이다. 어반 앨리스 1층의 풍경이다. 2층과 3층은 기대를 위해 오늘은 남긴다. 일상은 또 다른 세상을 기대하고 설레야한다. 뻔한 세상에서 벗어나 낯선 것들과 직면해야 한다. 앉아만 있어도 상상이 밀려오는 곳, 어반 앨리스를 추천한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바람에 나무 가지는 춤을 춘다.

<urban alice story>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F MUSEE 갤러리와 카페에 앉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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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일상화> 마케팅은 컨셉이다. 방향을 설정하고 될때까지 하는 것이다. 강정이 넘치는 집, 대표 황인택은 항상 생각중이다. 맨날 그가 하는 소리가 있다. 맛과 건강을 전부 잡겠다. 이 의지를 가지고 항상  열정적으로 산다. 쉐프들과 젊은 전통이란 키워드로 함께 한다. 어떤 특이한 에너지가 그 집에서 느껴진다. 이번엔 강정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민하다가 책상위에서도 쉽게 강정을 접하는 컨셉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건과류는 자주 먹지만 괜찮다. 이걸 먹은 뒤로부터 내 머리가 잘 돌아가는 걸 느낀다.

옛것에 대한 걸 표현하려 한다. 우선 바닥에 깔 판을 찾는다. 청담동 강정집의 황사장은 수집취미라도 있는 것처럼 오래된 판들을 모아놨다. <강정이 넘치는 집>에는 바닥이 그것들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중에 박물관이라도 차릴 기세다. 사진을 찍고 채도를 뺀다. 오래된 질감의 소재와 채도 뺀 사진, 그걸 위해서 이 두가지는 필수적이다. 나머지는 빛과 시선의 방향, 그리고 작가의 의지가 담겨야 한다. 음식 사진은 재밌다. 색이 그렇고, 질감이 그렇다. 마치 그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으로 찍어야 한다. 사물을 사물로 보면 안된다. 사물로 보는 순간 먹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생명을 불어 넣는 촬영. <젊은 전통>, 세상의 의지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역동적 젊음,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우리 것을 지키겠단다. 아무튼, 오래된 전통을 지금 위에 혁신 시키겠다는 것이다. 황사장의 다짐이다. 쉽게 먹는 강정이지만 그 품격 만큼은 쉽게 다가갈 수 없다. 그걸 염려해 <강정의 일상화>를 제안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정의 일상화, 강정이 넘치는 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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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묘다. 어떤 끈이다. 그 끈을 따라가보면 재미난 일이 생긴다. '뭐 사람 관계가 다 그렇치.'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면 삶은 건조해진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다. 일상을 후벼 파는 거다. 자세히 따져보면 이럴려고 이 사람을 그때 만났었구나 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이 연결되면서 삶이 즐거워진다. 어찌 어찌 알고는 있었는데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다면서 놀라는 모습도 재미난 일 중에 하나다. 채운농장이 그렇고, 그 곳의 김정숙 대표도 그렇다.


팬션을 찾고 있었다. 지인이 소개한 곳은 채운농원이었다. 주인장 김정숙 대표는 안면은 있었지만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다. 드넓은 장소와 사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놀랐다. 김정숙대표는 봄꽃같은 빨강 장화를 신고 우리를 맞았다. 워크숍을 말하자, 곧바로 서바이벌 게임을 권했다. 계곡을 따라 마지막 집, 뒷산이 농원의 연결이었다. 서바이벌 대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이미 그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채운농원에 걸맞게 뭔가 계속 채워지고 있는 느낌. 농장 사람들의 친근한 미소, 그리고 그들은 끊임없이 재미난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전날 내린 비로 계곡 물 소리가 시골스러웠다. 좋았다. 우리는 그날을 약속하고 돌아왔다. 박진감 넘치는 그날의 사진과 글을 기대해도 좋겠다. 

채운농원과 김정숙 대표, 그 곳에 무슨 일이?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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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과 경험은 다르다. 체험은 몸이 느끼는 것이다. 현장에서 그것과 직접 만나는 것이다. 45명의 사진가들과 함께 순창고추장투어는 체험의 연속이었다. 순창군청 주태진 담당관은 <우리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하겠다고 했다. 몸이 느낀다는 건 온전히 그것과 마주하는 것이자, 몸이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임절미를 위한 떡치기, 가마솥에 밥하고 순창 고추장에 비벼먹기, 된장 고추장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이었다. 더 중요한 체험은 장맛 가득한 밥상을 체험하는 것이었다. 가성비 높은 식당들이 즐비한 순창, 그 곳을 여행하는 것은 단지 <그 시간과 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의 기다림을 바라보는 것이다.

동영상의 뒤테는 나다. 떡치기는 보기는 했지만 했던 기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웃어본다. 여러명이 번갈아가며 떡치기를 한 후 많은 사람들이 임절미를 맛봤다. 중간 중간에 밥알이 씹히긴 했지만 그것이 또한 진정한 맛이라. 


가마솥에서 밥을 퍼 계획대로 순창고추장으로 비빈다. 맛보다 멋이라, 이런 행위에 심취된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비친다. 임절미를 자르는 비닐 장갑을 낀 손들이 고사리손처럼 사랑스럽다. 순창고추장 투어는 순창의 장맛이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란 걸 가르쳐줬다. 최선을 다하는 정성과 자연 환경이 어우러져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은 자연이란 테두리 안에서 겸손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걸 배웠다. 순창군에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순창고추장투어, 임절미 만들기와 가마솥에 밥해먹기 체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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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는 법칙이 있다. <그 곳>이란 장소에 국한하기 보다는 장소와 관련된 경우를 말한다. 특히 낯선 곳에서 맛집을 찾으려면 인터넷은 안된다. 진정성이 높아 보이는 작업글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원주민에게 물어보면 딱 좋다. 어느날, 바람따라 철길따라 도착한 곳은 양평하고도 용문이다. 은행나무가 유명한 용문산이 있는 곳이다. 점심이 되자 식당이 눈앞에 들어온다. 어쩔까하다가 마을사람에게 맛있는 집이 어디냐고 묻자, 바로 손가락질이다. 그 손끝을 따라가니 허름한 집이 있다. 진짜 허름하다. 기둥을 밀면 넘어질 듯한 집이다. 간판은 부슬비에도 떨어질 듯 불안하게 매달려 있다. 

마지막 사진은 능이버섯국밥이다. 크고작은 테이블이 10개정도, 줄을 선 것은 아닌데 기다려야 한다. 간판엔 '원조', 주인은 '국내유일'의 버섯국밥이라고 말한다. 벽에 써진 글자들은 하트가 그려져 있는가하면 '누가 왔다 갔다' 등 다양한 사연들을 품고 있다. 분주한 식당은 단골처럼 보이는 이들로 빡빡하다. 국밥을 첫술 뜨니 괜찮다. 왠만해선 감동하지 않는 나에겐 가격대비 괜찮다. 후딱 먹고 나오는데 문앞에 김이 모락모락, 육수를 끓인다고 한다. 허름한 내부와는 다르게 깔끔한 음식들이 첫인상보다 좋은 느낌이다. 용문역에서 내려 능이버섯국밥집을 물으면 주민들이 알려줄 것이다. 나홀로여행으로 찾아온 용문의 첫끼는 성공. 낯선 곳을 방문하는 매력이 이런게 아닐까. 

경기도 용문, 능이버섯국밥집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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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트인문학여행>의 저자다. 이탈리아 여행후 쓴 책이다.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비롯한 로마, 밀라노에서 찍은 사진들이 책 속에 있다. 한 성당 옥상의 장면들이 인상깊었다. 사람들의 발길도 뜸한 그 곳에 작품들이 놓여져 있었다. 하늘이 시선을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자신의 눈높이에서 보는 것에 길들여저 있다. 현대과학은 시선의 다양성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드론이 그것이다. 낮은 높이로  막 달려가는 듯 찍거나 높은 곳에서 바로 밑을 훔쳐 보는 듯 찍기도 한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린 쾌거이다.


형태와 형체. 모양을 하고 있는 평면적인 것을 형태라면 그림자가 길게 늘어선 모양으로 입체적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을 나는 형체라고 부른다. <본다는 것보다 바라본다>란 말을 쓴다. <보기>는 외형만을 조명하기도 하고, 골퍼들이 '보기'는 싫어하기 때문이다. 깊게 사물을 들여다보는 <바라보기>를 쓴다. 사유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항저우의 첨산 드레곤 코스를 하늘에서 찍었다. 벙커와 그린이 조화롭다.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가 시원스레 한폭의 그림같다. 골프장 디자이너의 의도가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과 다르지 않다. 하늘의 시선을 감안한 포석이란 생각을 들었다. 하늘에서 찍었지만 그림자 주인의 몸매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재미난 광경이다. <다른 시선>은 사람을 매료시킨다. 내가 <different>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 항저우 첨산 드레곤 코스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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