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읽는다? 쉬는 일은 아니지만 그 사람을 알아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표정, 포즈, 말투, 그리고 다양한 것들에 의해서 그 사람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운전석에 부착된 물건들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향을 읽을 수 있을까? 답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이다. 책, snoop에서는 그 사람의 성향을 분석하는데 책상서랍 안의 정리정돈 상태를 두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 그의 성향을 찾을 수 있다고 했지만, 내가 만났던 택시기사는 달랐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기름 때 묻은 붓, 묶여진 영수증 꾸러미, 쇠줄, 그리고 오래 된 것들이 운전석 주변에 매달려 있었다.

그 기사는 나를 보고 외국인 같다고 말을 걸어왔다. 친근한 어투에는 웃을 때면 주름진 얼굴일 거란 추측을 해봤다. 기아를 조작하는 손등이 두툼했다. '맥 가이버신가봐요?'라는 말로 응수했다. 나에게 도사냐고, 어떻게 알았냐고 처음 들어보는 소리처럼 신기해 했다. 길가다가 쇠붙이라도 있으면 주워다 모아 놓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물었다. 자신이 돈좀 벌었겠느냐고? 이렇게 우리의 수다는 시작되었다. 큰 돈은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니 그렇치는 않을 것이고, 근검절약으로 먹고사는 정도일 것이라고. 그리고 그런 습관은 풍족하지 못한 생활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기 때문에 자식에게도 자생을 권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그게 인생사 기본 원리 아니냐고  맞장구를 쳤다. 

아내가 이거 저거 주워 온다고 잔소리 좀 할 거라 하니, 그렇다고 했다. 맨날 투닥거리며 싸운다고 했지만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끼리 살면서 사랑싸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쪽집게라고 말하며 사는 곳이 어디며 언제부터 택시기사를 했는지도 주절주절 말해 주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틀림없는 사람이다.  스스로에게 삶의 방향을 지정하며 살았을 그의 삶이 존경스러워 보였다. 자신의 원칙이 법이며,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TV에나 나올 법한 특이한 사람을 만났다는 즐거움에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재미있었다. 택시비는 15천원이 나왔고, 카드로 지불하려 하자 카드 리더기를 구석에서 꺼내든다. 재빠르게 현찰로 결재하고 내렸다. 떠나가는 차의 뒷모습에서 오래된 흔적이 역력했고, 그는 차량의 수리까지도 스스로 해가며 애지중지하며 살았을 그의 고단했던 삶이 그려졌다. 


그가 앉은 자리에 그가 있다. 성향 분석.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