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지속한다는 것은 쉽지도 않지만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도 많다. 강남구 치매지원센터에서 진행했던 강좌에서 전시를 했고, 그 이름을 '걸들의 반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바로 10주전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였고, 그 전시에 모델이 되었던 사람들은 색다른 경험에 즐거워했다.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 '걸들의 반란 2'의 전시를 하게 되었다. 인원은 줄었지만 전시를 접하는 나의 마음은  많은 생각들로 꽉 차있다. 

동영상은 박병해작가의 작품이다. 10주동안 꼼꼼히 촬영하여 전시 오프닝날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훔쳐보기처럼 강의중에 보여진 자신의 모습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주인공들이다. '걸들의 반란 2', 거창하게 뭘 반란이냐고 자문한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대단한 반란이다. 그들의 삶에서 이런 행위는 처음이다. 그것도 60이 넘은 나이에 말이다. 물론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순처럼 진행되었던 것이지만 그들 스스로에게도 대단한 시도를 자행하게 했던 것이다. 첫째는 생각에 대한 반란이다. 이런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았던 삶속에 던져진 반란인 것이다. 반란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당황해하고 그것으로 인한 긍정과 부정의 결과들이 표출된다. 물론 이런 촬영과 전시는 긍정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유는  진행자인 내가 그들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감안하면서 그들에게 긍정을 갖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의미는 내면의 것이지만 두번째의 반란은 외모에 대한 것이다. 잘 차려입고 외출이라도 하려면 거울앞에서 잠시후에 사람들 앞에 서 있을 자신을 상상한다. 그러나 사진은 그것을 형상화시킨다. 그런데 이 작품들이 벽에 걸려 이들을 다르게 변화시킨다. 이미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기관리에 들어갈 것이고, 만족스런 자신의 외모에 끌려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 반란은 2013년 대한민국에 던지는 반란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아마도 없다. 물론 있겠지만 똑같지는 않다.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그 사진으로 사람들의 변화를 지켜보며, 즐거운 삶으로 인도한다는 발상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테잎절단이다. 가위가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집 주방의 가위도 가지고 갔다. 포퍼먼스처럼 카메라 후레쉬앞에서 테잎절단이란 이들에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에 신선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10주라는 기간은 그냥 주어지는 것도, 짧은 기간도 아니다. 이들의 미소 속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거란 다짐이 섞여있다.

축사를 해주신 분들이다. 치매지원센터와 강남보건소의 팀장들이시다. 강남 보건소의 채수운 팀장님은 축사대신 자신이 현재 배우고 있는 섹스폰 연주를 해주었다. 중간 중간에 삑사리는 났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아주 멋진  축사라고 생각한다.

과정의 사진을 찍어 윤현규작가는 작은 전시회를 열었다. 공간의 허락을 잘 활용한 사례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그는 이 과정을 스케치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사진기를 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에 대한 고민에 잠겼을 것이 뻔하다. 하나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각자 다른 생각들로 세상은 어째튼 바뀌게 되어 있다. 경험과 체험은 다르다. 물론 체험은 경험의 범주안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체험의 매력은 경험이 넘어설 수 없다.

와이드 렌즈의 대비를 통해 뒤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확실히 줄여놨다. 물론 주인공들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얼큰이에 대한 기억들이 앞의 주인공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전시도 끝나고 강의도 끝났다. 이 프로젝트는 나의 논문에 대한 제안으로 시작했던 것은 사실이나 현장에서 얻어지는 많은 달큰이들이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으면 한다. 전체 진행을 맡아준 미술치료사 김언화, 사진을 가르친 이재현, 그리고 메이크업으로 아름다움을 완성시켜준 양영지선생님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영상촬영과 편집에 박병해, 스틸사진 촬영과 전시에 윤현규작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참석한 제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준비하고 실행하는 자에게 미래는 웃음지으며 다가온다는 절대진리를 오늘도 믿고 싶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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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2013.10.06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입, 뭔가를 하고 있어야 행복한 사람들. 인간 모두가 그렇다. 뭔가를 하고 있는, 그것을 영어로 ing라고 한다. 우리의 삶은 연속이며 항상 진행중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 진행중이라는 과정이 없이는 더 이상의 진도도 없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혼란을 겪는다. 우울하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웃고 있는 사람은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환희를 갈망한다. 그 환희가 내일을 밝게 열어준다. 그렇게 또 그렇게...

  2.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2013.10.07 2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가운데 놀라운 발견이다. 볼때 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거듭 물어보곤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 이전에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심오한 철학적 물음을 한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그런 질문들이 더욱 거세게 자신을 지배한다. 그것을 막을 장사는 없다. 그러나 지혜롭게 그것을 이겨내는 것은 긍정성밖에 없다. 긍정을 갖는 것중에 사진이라는 도구로 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프레임을 통해서 얻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