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역사다. 먼 과거에는 그 기록을 기억에 의존했다. 나는 포토테라피스트이다. Photo-Therapy에 관한 논문도 몇 개 썼다. 사진이 사람을 바꾸고, 가족들이 그 사진에 의하여 유대감이 달라진다. 말하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눈으로 보고 느끼고 그것에 의하여 행동이 바뀐다. 사진이 사람을 치유한다. 참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장간에 연장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사진가들에게 가족사진은 많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언제든지 찍을 수 있다는 허무맹랑한 기대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친구 만나기 힘 든 것과 같다.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다 세월만 흘러 보낸다. 이제는 '전 국민 사진작가' 시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까지는 단계가 있다. ‘우선 결혼을 한다, 아이를 낳는다, 카메라를 산다, 그리고 사진을 찍 는다이다. 이렇게 장만한 카메라는 디지털의 영향으로 무지막지하게 눌러대고는 컴퓨터 안에 잠들어 버린다. 이것은 찍은 것이 아니다. 단지 기억 속에 저장해 놓는 것이다. 이제 그 기억을 형상화해야 한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벽에 걸어라. 그리고 감상하라. 가족의 행복은 보고 느끼고 행동하는데 있다. 사진에서 가족의 문제는 눈으로 보고 공감하는데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사진작가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다. 사진으로 밥을 먹고 산다. 10년 전 찍기 시작한 나의 가족사진은 1년에 한 번씩 컨셉에 바꾸면서 찍는다. 해가 가지전, 그해 11월에 찍는다. 이제는 아이들이 준비하고 그 과정을 즐긴다. 아이놈의 돌 사진을 찍으며 시작했던 그 가족사진들이 우리 가족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고 있다. 그것은 가족을 사랑으로 실천하라고 가르치는 가정교사와 같다. 자극물로서 사진이 가족을 사랑하며 행복하라고 자극한다. 보는 것은 믿는 것이며, 그 이상의 것도 내포되어 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고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와 닿는다.

 10년간 촬영했던 이미지 중 몇 컷을 선보이고자 한다.

 2001, 의미심장한 해이다. 둘이 합하여 넷이 된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아들 인혁이의 첫돌에 대한 기억이 묻어있다. 감기로 고열이 나는데도 깔깔거리며 웃음 짓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2006년 겨울, 창고에 넣어 두었던 크리스마스트리를 꺼냈다. 다시 겨울이 왔다. 산타복장을 준비했다. 고객들에게도 이벤트를 열어 사진을 찍어줬다. 아들이 웃긴단다. 코믹 버전으로 포즈를 잡았다. 지금도 집에 걸린 이 사진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들의 빨간 신발은 나의 장갑이었다.

   

  나의 아들이다. 국제전에 출품할 작품을 촬영하면서 모델로 세웠다. 몇 십 분을 세워 놓고 촬영에 열중하느라 시간을 끌었더니 화가 단단히 났다. 마지막 샷을 촬영하고 몇 초 후 눈물이 주르륵...’ 작품명은 ‘Lovely charisma’로 정했다. 결과는 입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2010년 가을, 학교에서 사진가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카메라의 앵글을 바꿔 찍는 것도 좋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찍었다. 아들은 알 없는 안경으로 폼을 잡았다. 서로 엉켜서 찍었다. 가족애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아내의 히프라인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보이고 있다.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나보다 키가 클 것이다. 그럼 계속해서 누워서 찍어야 할 모양이다. 진정 다사다난 했던 한해다. 최고로 머리가 많이 빠진 듯하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좋다니깐 내가 참는다.
 

  2011년 겨울, 우리가족은 코믹 컨셉으로 촬영을 했다. 사진을 보는 사람들과 웃음을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뽀글이 가발을 구입하고 집에 있던 검은 색 의상을 차려입었다. 아들은 검정색 바지가 없어서 누나의 검정 스타킹을 신었다.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흥건하다.

2014년

2016년

2017년


 

! 이제 장롱 속에서 잠들어 있는 카메라를 꺼내라. 겁내지 말고 직관에 맡겨라. 당신의 영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영리하다. '그릇 된' 예술은 없다. 당신이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항상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을 찍어라. 그 사진은 그 누구도 찍을 수 없는 유일한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그 기록은 단지 기록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 꿈틀거리며 살아 숨 쉰다. 그것이 위대한 사진가가 되는 첫 걸음이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의 기록은 가족에게 신비로운 사랑을 선사할 것이다. 믿어라. 진짜다.



‘포토테라피스트’의 사진 이야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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