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의 결혼식이란 설렘보다는 엄숙이 먼저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자유로움 속에서 신랑과 신부의 행복을 빌어주고, 결혼을 축하해주면 된다. 성당에서 기념촬영을 할때면 곤욕스러운 단어가 있다. 신부이다. 성당의 신부님과 신랑의 신부, 이렇게 둘이다. 나는 이렇게 부른다. 앞의 신부님과 뒤의 신부님이라고. 그러면 뒤의 신부님이 빙긋 웃는다. 공감한다는 뜻이겠지.


신부 대기실은 보통 1시간전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나 사진사가 늦으면 불안할 것을 배려해 조금 더 일찍 들어가 "오늘의 사진작가입니다."라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성당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나는 간단하게 기도한다. 즐겁게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남의 잔칫집에서 나의 개인사를 부탁하고 난리다.

어딘지 낯익은 신부가 앉아 있었다. 정감이 갔다. 왜 일까를 생각했는데 예전에 결혼사진을 찍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줌마로 변신을 거듭한 사람이 있다. 그 여인과 닮았다. 신부는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으로 그날 내내 흥얼거리면서 사진을 찍었다. 아마도 성당 안에서 들었던 기도가 기도발이 받았던 모양이다.



결혼식 입장 전까지 바쁘다.
신부대기실에서는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느라 연신 웃어대어 입이 아플지경이고, 신랑은 밖에서 모르는 사람에게도 웃음짓느라 힘겹다. 아버지의 먼친척부터 어머니의 계모임 회원들까지 얼굴을 알리 만무하다. 블랙홀처럼 결혼식장에 빨려들어오면 엄숙해진다. 자연스러울려고 해도 십자가가 크게 보이는 것이 잘못하면 죄받을 것같다. 마음을 비우고 주례 신부님의 말씀을 잘 듣는다. 이렇게 결혼식은 시작된다.


미녀와 야수다.
영화속의 미녀 못지 않으나 그녀가 더욱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신랑의 포스때문이다. 신부가 신랑옆에 있으면 여름철 울어대던 매미다. 아무튼 미녀와 야수라고 하면 잘 어울릴 듯하다.


갈색 눈동자의 아름다운 신부, 그녀는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입가에 발라진 립스틱이 반짝이고 흥미로운 눈매는 개구장이의 장난끼가 발동하는 듯하다. 신랑은 목에 힘이 들어갔는지 대체 웃질 않는다. 긴장한 건지 이쁜 신부 얻었다고 유세를 떠는 건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아무튼 분위기는 행복에 젖어있음에 틀림없다.



대추알이 크게 보인다.
이렇게 웃으며 사는거지, 인생 뭐 있나?
인상 써 봤자 주름살만 더 늘어나는거지 뭐.

"신랑의 넓은 가슴이, 토끼 같지만 정의로운 성격의 신부를 안아주며 아들 딸 숨풍 숨풍 낳으며 명 다되는 날까지 행복들 하시길..."

이 사진은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가 청담성당에서 혼배사진을 찍으며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표현한 것이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내가 찍은 사람들은 행복하고 즐겁게, 항상 웃을 일만 있길 기도하며 촬영한 작품이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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