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오래 사는 사진이니 장수사진이라. 목걸이에 안경을 쓴것은 이 분들에게는 최대로 멋을 부린거다.

"늙으면 죽어야지."
지상최대의 거짓말이다. 늙을 수록 생명에 대한 애착은 강해진다. 그런 말을 자주 쓰는 노인이 길을 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찌고 일어나면서 하는 말, "아이 죽을 뻔 했네."라면서 그의 본심을 드러낸다.

영정사진과 장수사진. 노인들의 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영정사진은 기껏해야 3일 걸어놓고 문상객과 가족들이 본다. 장수사진은 살아생전 두고두고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사진의 사실성이 그 사진을 믿게 한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신뢰하게 한다.  그 사진을 보면서 현재의 나를  인식하고, 젊어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즐거워한다. 내성이 길러지지않는 마약이다. 마약은 중독된다. 그들의 최후를 보면 알 수 있다. 순간의 쾌락으로 파멸을 맞는다. 볼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데 젊어지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장례문화를 사진을 통해서 바꾸고 싶다. 근엄하게 찍힌 사진보다 웃어재낀 사진을 보면서 문상객들이 키득거리며 웃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죽은 사람에게 박수를 쳐라." 열심히 산 당신 박수받아 마땅하다. 나도 거기에 동감이다. 한번 뿐인 인생 죽은 후에 눈물 찍찍 짜면서 울어 봤자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다. 유종의 미다. 헤어질때 웃으면서 고이 보내는 것이다. 가는 사람도 가볍게 갈 수 있다. 누구나 태어남과 돌아감을 맛본다. 그걸 피해갈 자 누군가? 

장수사진을 찍다보면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다. 
항상 한복을 입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저고리에 몸배를 입고 와서 등짝이 훤히 보이는 사람도 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남편의 사진을 가지고 와서 같은 액자로 해달라고 졸라대는 사람, 근엄하게 앉아 있다가 푸악하고 웃음보가 터져서 웃느라 사진을 못찍는 사람, 메이크업에 무지 신경쓰다가 다 완성되면 미주알 고주알 불만 털어 놓는 깍쟁이도 있다. 그 정도면 귀여운 거다. 웃으며 안아주면 된다. 나는 예전부터 노인들의 장수사진을 찍었다. 내 마음의 계좌에 적금을 들어두는 것이다. 행복을 만드는 과정이다. 

항상 말한다. 집에 걸어놓고 자신의 만족스런 이미지를 보면서 행복하라고. 사실이다. 남의 사진보고도 즐거워하는데 자신의 이미지를 보고 즐거우면 금상첨화아닌가? 80노인에게 여자도 아니라고, 남자같다고 한번 이야기하면 그 노인의 명은 단축된다. 특히노인들은 마인드 컨트롤이 약하기 때문에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

사진은 젊은 사람들 보다 노인에게 강력한 강장제이다. 세상에 어느 약이 생명을 연장시키겠는가? 사진보다 약 안 쓰고 칼 안 대고 젊어지는 처방 있으면 나와보라.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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