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로 간다. 안동의 대표 관광지이다. 입구부터 해학적인 표정을 한 탈들이 반긴다. 소낙비가 오락가락하니 우산을 빌린다. 촬영 소품이 될 줄이야. 부용대에 올라가는 절차는 목선을 타는 거다. 금방 건너지만 그 과정이 재밌다. 가는 곳곳마나 사진을 찍어 댄다. 남기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하고 있는 하회탈. 블로그엔 올리기 민망한 모양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건 사람이 살아가면서 생각하고 체험하는 모든 것들을 담았다는 면에서 생활형 작품이라 하는게 낫겠다. 작가의 지속적 행위가 큰 모습을 만들어 낸다. 세상은 닮아 있다. 무엇의 탄생, 문화까지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안동의 하회탈은 특히 그렇다.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고민이 하나 생긴다. 마을을 먼저 돌아다닐 것인가, 아니면 부용대엘 오를 것인지의 문제. 일행은 부용대에 올라 전체를 보고, 그 다음에 마을을 천천히 훑어 보자는 결론을 내린다. 부용대로 가는데 목화밭이 보인다. 어린 시절 꽃을 따먹으며 느꼈던 묘한 맛과 감정이 되살아난다. 빌린 우산이 촬영 소품에 딱이다. 여럿이 기념촬영도 하고, 배안에서 강 바라보기와 내리자마자 난사하듯 찍어대는 사람들의 행위가 <관광 상품>처럼 보인다. 

부용대에서 우산을 양손에 들고 뛰어 내리라고 농담을 던진다. 움찔 거릴 정도로 절벽이 섹시하기 그지 없다. 한눈에 하회마을이 들어온다. 안개라도 끼면 예술이라 한다. 우리는 맑은 날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하고 <지금> 속에서 얼마든지 멋진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목선과 우산, 그리고 마을 곳곳을 기웃거리는 모습은 새로운 이야기로 저장된다.

꽃이 피어 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춤을 추고 있는 듯하다. 벼가 익어가는 건너, 마을 앞에 하얀의상을 입은 사람이 하얀 꽃의 암시로 인한 듯 다가온다. 오후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마을사람들의 상여 구현 이벤트에 참여할 거란다. 오후를 기대한다. 하회탈춤 공연을 보느라 상여 행진은 볼 수 없다. 방문객에게 그들만의 문화를 보여주려는 마을사람들의 의지가 보인다. <안동역에서>, <목화밭> 등 단어 중간 중간에 유행가 가사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흥얼 거린다.

안동 하회마을과 부용대 가는 길에서. by 포토테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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