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말씀하셨다.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말한 청년에게 '세상이 아니라 니 마음이다.'라고. 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나의 시선과 마음에 따라서 달라진다. 사진찍기가 그렇다. 내가 바라보기에 따라서 미추가 결정된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사진이란 항상 우리가 바라보는 눈과 같다. 사진찍기는 눈으로 바라보기이다. 우리는 바라보기는 배우지 않았다. 그냥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을 뿐이고 우리는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사진찍기를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배우고 나면 세상이 달라진다. 세상이 달라지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주도대로 세상이 만들어진다. 

피아노 패달을 밟는 모습, 연주하는 아이들의 기억들에 의하여 상상하게 한다. 표정들은 보이지 않지만 상상한다. 그 상상은 나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긴장한 얼굴, 즐거운 모습, 무표정 등 다양한 상상으로 그들의 얼굴을 그려 넣는다. 이 위치에서의 사진찍기를 'dog's sight'란 이름을 붙인다. 물론 강아지의 시력은 이만큼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냥 아래쪽에서 바라본 세상은 다를 거란 의미에서 제안하는 거다.

모델의 주인공은 어떻게 이런 찰나를 찍었느냐며 놀란다. 기다림이자 선물이었다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우연히 나에게 준 기회였다는 말이다. 기다려도 안나올 수도 있지만 순간적으로 시점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보다 더 나은 장면을 잡아낼 수 있지만 이것으로 만족한 촬영이었을지도 모른다. 강의장 뒷면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찍어낸 사진에서 다른 시선이 다가온다. 

조금만 시선을 바꾸어도 다른 사진이 된다. 그럼 이 시선을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만났을 없었던 장면이 아니었던가? 세상은 가능성이다.

사진찍기, 세상의 모양은 시선에 의해 결정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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